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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할미 Jul 12. 2021

어쩌다 보니 집사!


서울 집과 대구 남편 집을 오가는 반반살이 중이다. 대구 사과 원산지인 평광동 사과 골짜기로 들어온  지 20년  차인 남편. 놀러오는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다보니 어느덧 하나둘 마당에 눌러앉은 모양이다.


덩달아 나도 집사가 됐다. 새끼를 밴 냥이를 모른 체 할 수 없었기에. 아기 냥이들에게 젖을 물리는 어미 냥이는 더더구나 신경이 쓰였다.


영역 동물이라서 일정 공간에  서식하는 개체 수는 자동 조정된다더니 웬걸. 마당을 체력 단련장으로 활용하는 아기 고양이들의 재롱이 나날이 늘어난다.


옆집 아저씨는 냥이들에게 밥을 주지 않으면 저절로 떠날 거라며,  마당냥이들이 못마땅한 속마음을 넌즈시 드러낸다. 하지만 엄마 고양이들의 육아를 뻔히 보는 나로서 그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지자체의 중성화 시술을 검색해야 할까? 살짝 고민 중인 나와 딴판으로 마당냥이들은 걱정 없는 표정이다. 당장 내일 먹을 밥을 걱정하지 않는 그들. 쓸데 없는 걱정부자인 인간들이 본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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