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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할미 Jul 14. 2021

"서럽지 않다. 이만하면 됐다."


"서럽지 않다. 이만하면 됐다."


2016년 드라마 <도깨비> 속 900년의 불멸을 끝내려는 공유의 마지막 대사다.  넷플릭스를 뒤적여 다시 보다가  그만 코끝이 찡해졌다. 서럽지 않다는 말 속에 짙게 밴 쓸쓸함 때문이었을까.


일개 일반인인 내게도 어느날 죽음이 걸어올 것이다. 지상의 모든 것들과 영영 이별이다. 불만은 없다. 놀라움 가득한 한 세상, 쓴맛 단맛 제대로 맛봤으니  "이만하면 됐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가슴 속 회한 한 줌이 어찌 없을까마는 노래 가사처럼  "서러움 모두 버리고"    훌훌 떠날 수 있기를.  


냉장고 속 수박을 꺼내 큰 조각을 덥썩 입에 문다. 머릿 속이 찡할 정도로 차갑고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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