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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민 Nov 25. 2020

행복한 백수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는?

행복한 백수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습관


회사 생활 중에는 퇴사만 하면 무조건 행복해질 것 같다. 뭐 실제로도 그렇다. 한 몇 달 동안은. 맥주 마시고 게임하고 24시간씩 자는 것도 점점 지겨워진다. 백수생활이 길어지면 행복감은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불안감이 스멀스멀 채운다. 내 인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나 온갖 궁상을 떨기 시작한다. 



백수생활의 장점이자 단점은, 일상을 온전히 내가 컨트롤해야 한다는 것. 장점은 시간을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다는 점, 단점은 무한대로 게을러질 수 있다는 점. 회사는 월급을 대가로 나에게 책임과 의무를 주지만 만 백수생활은 내게 책임을 지우는 주체가 바로 나다. 정신 붙들고 똑바로 살아야 백수 생활도 균형감 있게 잘 보낼 수 있다. 


거창한 영어공부, 코딩 공부, 재테크도 다 좋지만, 이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건강이다. 건강은 정신건강과 육체건강 모두. 백수 생활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를 소개한다. (심리 상담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기반으로 제 경험을 섞었습니다)



1. 식사

식사는 행복과 가장 밀접한 행위다. 어찌 보면 식사는 가장 가성비 좋은 '행복 수단'이다. 따라서 식사를 잘 챙겨 먹지 않으면 건강도 나빠지고 정신건강에도 문제가 온다. 나는 종종 오후 4시까지 침대에서 스마트폰 보며 놀다가 힘들게 일어나서 라면 끓여먹고 다시 스마트폰 보다 잘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자괴감이 밀려온다. (요즘도 종종 그런다..) 반면에, 벌떡 일어나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대충 요리해 밥이랑 먹으면 왠지 하루의 시작이 상쾌하게 느껴진다. 


미 미!!!!!!!!!!

또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기회에 요리를 배워보자. 요리는 생각보다 재미있다. 만물상자 유튜브와 함께라면 못할 것도 없다. 나는 회사에서 주는 스트레스를 요리와 먹는 걸로 풀었는데 생각보다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뚝딱뚝딱 레시피대로 만들다 보면 맛있는 게 완성돼 있다. 내 손으로 맛있는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다는 건, 나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능력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배달음식에 들어가는 식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다. 

오옷...오오옷! 내 요리가 이렇게 맛있다니.. 


2. 운동

운동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은 것은 직장인이 되고 나서다. 운동은 생존을 위해 필수라는 것을, 체력의 근간이며 정신건강의 토대와 같다는 것을, HP가 모두 깎이고서야 알게 됐다. 인간은 빼앗기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것일까 왜!?


백수생활에서도 운동은 매우 중요하다. 백수생활에는 필연적으로 불안한 생각들이 휘몰아치기 마련인데, 운동은 혼란스러운 생각을 일시 정지하고 몸에 모든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개운하게 땀을 빼고 나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의외로 단순한 결론으로 귀결될 때가 있다. 


홈트만이 살 길이다. 

코로나 시국인 만큼 운동할 장소가 적다. 나도 회사 다닐 때는 필라테스를 다녔는데 시국도 시국이고 돈도 없어서 지금은 걷기 운동과 홈트 요가를 한다. 유산소 운동이 필요할 때는 유튜브 땅끄부부를 켜놓고 미친 듯이 스쿼트를 한다. 또 운동은 내가 뭐라도 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자아효능감도 높아진다. 


3. 잠

심리상담 선생님은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잠을 못 자면 인간은 불행하다. 강조할 것도 없이 너무 당연한 얘기다. 



내게 가장 부족한 것도 잠이다. 나는 최근 일종의 불면증을 겪고 있는데, 새벽 3시까지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잠을 못 자고 있다. 내 인생은 어찌 흘러갈까, 왜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건가, 내년에 취업할 수 있을까, 온갖 걱정거리의 홍수 속에 나는 수재민이 된다.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며 잠을 못 이룬다.


죽..여..줘...

식사, 운동, 잠. 이 세 가지 중 잠이 부족한 나는 현재 약간 불행하다.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됐을 땐 다소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조금 어렵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결국 이 글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고된 회사생활과 칼날 같은 현실에 지친 우리는 먹고 자고 싸기만 잘해도 칭찬받던 3살 때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대단한 프로젝트를 완수하지 않아도, 엄청난 고객을 유치하지 않아도, 이 시기를 버텨내며 건강한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했으면 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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