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아티스트를 깊이 탐구하는 것은 언제나 의미 있는 여정입니다.
이 섹션에서는 제가 개인적으로 끌리는 아티스트를 선택했습니다. 주제에 맞는 아티스트를 찾는 것도 좋지만, 이 섹션의 목표는 그 아티스트를 깊이 탐구하는 것입니다. 물속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다이빙을 즐기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번 여정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아티스트는 바로 한로로입니다.한로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3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에서였습니다. 그녀는 페스티벌 마지막 날에 출연했죠. 큰 야외 무대, 기타 사운드, 생생한 보컬—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그 순간은 설레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때는 늦잠을 자서 한로로님의 공연을 직접 듣지 못했지만, 이제야 그녀의 음악을 처음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한로로는 청춘을 담담하고 정제된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데뷔곡 '입춘'부터 그녀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죠. 그녀 특유의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무심하게 던지는 듯한 가사들이 마음 깊이 박힙니다.
한로로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요? 매일 슬픔과 다투며 살아온 걸까요? '입춘' 속 화자는 누군가의 관심을
갈구하지만, 그 자세는 초연해 보입니다. 떠나가는 사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들꽃의 마음일까요? 밟히고
흔들려도 꿋꿋하게 버티는 청춘을 노래한 걸까요?
한로로는 데뷔곡 '입춘'으로 2023 한국 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 록 부문 후보에 올랐고, 이즘에서 선정한 2022 올해의 가요 싱글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데뷔 이후 활발하게 활동하며 2024년 9월까지 두 개의 미니앨범과 다섯 개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습니다.
한로로에게 청춘은 떼어놓을 수 없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그녀의 음악은 마치 청춘이라는 시간 속에서 경험하는 불안과 희망, 아픔과 사랑의 복잡한 감정들을 직조해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모든 감정이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솔직하게 전해지기에, 우리는 한로로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의 청춘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거울'에서는 하루가 힘겨운 청춘을 노래하고, '비틀비틀 짝짜꿍'에서는 힘든 하루를 잊고 명랑하게 살아가라고 이야기합니다. 두 곡은 서로 다르지만, 청춘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한로로가 바라보는 청춘은 '거울' 속 가사처럼 불안정하게 하루를 견뎌내기도 하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한로로의 첫 미니앨범 이상비행은 기존 싱글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곡의 특징은 청춘의 이상을 갈망하며 격렬하게 나아가는 모습이 돋보인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발매한 곡들이 섬세하고 내면적인 감정 표현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상비행에서는 좀 더 직접적이고 강렬한 감정의 표출이 두드러집니다. 이 앨범에서 한로로는 이상을 향해 날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그 이상이 비록 비현실적일지라도 도전하려는 용기를 표현합니다. 가사에서는 청춘의 불안과 동시에 용기를 내어 나아가려는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마치 현실의 무게를 떨쳐내고 높이 날아오르고자 하는 내면의 갈망을 담은 것처럼, 앨범 전체가 청춘의 반항과 꿈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마음이 언젠가 추락한다 해도
아프지 않도록 날 내던질래요
저 멀리 누군가 수군거린대도
배경 음악 삼아 난 춤을 출래요 ('이상비행')
빗물에 젖은 마음도 괜찮아
다시 날아오를 용기를 줄게 ('해초')
집은 한로로의 두 번째 미니앨범으로, 이전 앨범인 이상비행과는 다르게 더 차분하고 내면에 집중한 느낌을 줍니다. 가사는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안전함과 동시에 불안정한 현실을 함께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의 상처와 그로부터 회복하려는 의지를 담은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집은 청춘이 느끼는 불안과 안정을 동시에 상징하며, 그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상처받은 자신을 마주하고, 그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해나가는 한로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집의 가사는 현실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그 속에서도 따뜻함을 찾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청춘이라는 여정 속에서 '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지며, 단순한 안정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표현됩니다.
한로로의 음악은 단순히 노래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겪은 감정과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가사는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듣는 사람에게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기며, 희망과 처절함을 진솔하게 전달합니다. 청춘의 감정을 솔직히 직면하고 흰 종이에 꾹꾹 눌러 표현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빗겨날 수 없는 청춘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묵묵히 공감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