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에디터의 앨범 리뷰
『Stella II』는 전작 『Stella I』과 유사한 결을 지닌다. 스텔라장이라는 한 사람을 중심으로 구성된 옴니버스식 스토리텔링으로, 각 트랙은 장르적 일관성을 따르지 않는다. 일렉트로닉, 댄스/팝, 포크/어쿠스틱, 발라드, 알앤비/소울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타일 역시 팝 록, 소울 팝, 포크 팝, 일렉트로닉 팝 등으로 다채롭다.
보통 이 정도로 장르와 스타일이 다양하면 앨범은 유기성을 잃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서사나 감정의 흐름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Stella II』는 그러한 한계에 전적으로 빠지지는 않는다. 각 트랙이 개별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음에도, 멜로디의 흐름이 앨범 전체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으며, 트랙 순서 또한 청자의 감정선을 고려해 영리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 덕분에 청자는 곡마다 스타일의 변화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한 편의 이야기처럼 앨범을 받아들이게 된다.
다만 이 유기성은 어디까지나 ‘스텔라장’이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성립한다. 그녀의 고유한 화자적 감성과 창법, 그리고 독립된 곡들을 하나로 엮는 목소리가 앨범의 실질적인 연결 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녀의 존재가 전제되지 않으면 앨범은 조각난 트랙들의 나열로 흩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Stella II』는 그 자체로 유기성을 지녔다기보다는, 스텔라장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위태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구조에 가깝다.
『What Makes You?』는 이번 앨범 중에서도 결이 유독 다른 트랙이다. 단지 일렉트로닉 팝 특유의 경쾌함 때문만은 아니다. 전자악기의 활용은 이전 앨범에서도 있었지만, 이번 곡에서는 특히 인상적으로 작동한다. 기계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규칙적인 박자감은 드럼 머신에서 비롯된 인위적인 리듬으로, 이 리듬은 반복되는 하루와 무기력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럼 파트를 기계로 대체함으로써, 감정이 제거된 듯한 리듬 패턴이 만들어지고, 이는 시크한 보컬과 맞물려 묘한 역설을 완성한다. 코러스를 제외하면 동일한 비트가 전 구간을 관통하며, 곡 전반에 ‘감정 없는 규칙성’이라는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
이어서 등장하는 『이별 Amazing』은 이별을 주제로 한 곡이다. 슬픔을 드러내기보다는 이를 애써 감추려는 듯, 트럼펫과 퍼커션을 활용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사와 분위기의 대비는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며, 그 자체로는 새롭지 않다. 특히 벌스 2 이후부터 곡이 다소 느슨하게 느껴진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타이틀곡 『워크맨』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Walkman’이라는 단어로 형상화한 곡이다. 동시에 이 단어는 소니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을 떠올리게 하며, 곡 중간에 “Side A”, “Side B”라는 백보컬 가사가 삽입된 것도 이러한 이중적 의미를 의식한 장치로 보인다. 전반적인 사운드는 상쾌한 아침처럼 산뜻하고, 중간에는 멜로디를 제거한 뒤 혀로 똑딱이는 소리를 삽입해 집중도를 끌어올린다.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청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이 곡은, 스텔라장 특유의 재치 있는 감성이 잘 드러나는 트랙이다.
『예뻐라 슬픔아』는 포크팝 장르의 전형적인 문법을 정직하게 따른다. 곡의 구성은 ABAB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예뻐라”와 “나의 슬픔아”라는 키워드는 가사 전반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 반복은 멜로디라인과 보컬의 운용 방식에서도 이어지며, 곡에 일관된 톤을 부여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직한 구조는 곡이 지닌 감정을 확장하지 못하고, 듣는 이에게 새로운 자극을 제공하지 못한다. 익숙함은 곧 안전함이지만, 그 안에 담긴 서사의 진폭이 작다면 정서적 공감 또한 얕아질 수 있다. 『예뻐라 슬픔아』는 바로 그 지점에서 머물러 있는 듯하다.
이 두 트랙은 스텔라장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말 그대로 ‘종합선물세트’처럼 느껴질 수 있다. 『Un Beau Jour De Pluie』는 프랑스어라는 언어적 요소를 통해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어쿠스틱한 리듬 위에서 펼쳐지는 이 곡은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청자에게조차 밝고 평화로운 감정, 그리고 여유로운 기운을 전달한다. 앨범 소개 속 “오늘 날씨 너무 좋다!”는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구현해낸 곡이다.
이후 등장하는 『News & Sames』는 앞선 곡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으며 시작하지만, 벌스에 들어서며 반전을 선사한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낸 비트와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기타 리듬이 어우러지며 산뜻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두 곡은 멜로디적으로 연속성을 가지며, 단독 트랙임에도 하나의 장면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Land Of What Might Have Been』은 다시금 포크팝의 뿌리로 돌아간 듯한 곡이다. 하지만 『예뻐라 슬픔아』와는 달리 곡의 흐름이 극적으로 전개되며, 마치 판타지 영화의 OST처럼 웅장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트랙이 앨범 중간에 배치되어 전체적인 감정선을 환기시키며, 스텔라장의 맑고 가벼운 보컬이 곡의 산뜻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스타일의 트랙이다. 스케일이 큰 스트링 사운드와 극적인 구성은 실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몰입감이 크다. 그러나 이처럼 볼륨감이 큰 사운드에 비해 스텔라장의 보컬은 다소 힘이 부족하게 들린다. 사운드의 밀도와 목소리의 강도가 충분히 균형을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I Love to Sing』은 피아노 연주와 보컬 스타일 모두 뮤지컬의 문법을 따르고 있는 듯하다. 이 곡은 스텔라장의 개인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트랙이며, 앨범 소개에 나와 있듯 “What Makes You Move?”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여주인공이 독백하듯 노래하는 장면을 연상시키며, 스텔라장이 뮤지컬 속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곡이다.
『나는 별』은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만 이루어진 잔잔한 곡이다. 곡을 듣는 순간, 이 앨범이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사운드만으로도 직감할 수 있다. 담백한 구성과 절제된 감정선은 마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한 호흡처럼 작용한다. 곡 자체는 깔끔하게 마무리되지만, 앨범 전체의 흐름 속에서 보면 출발점에 비해 결말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 다양한 장르와 서사를 넘나들던 트랙들을 지나 도달한 마지막의 산들바람은, 감동이라기보다는 짧고 미약한 감각의 순간으로 남는다.
청각적으로 『Stella II』는 멜로디와 트랙 구성 덕분에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가사로 전달되는 정서의 결은 트랙마다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이로 인해 가사에 집중하면 개별 에피소드의 점프를 경험하게 된다. 이로 인해 내러티브적 통일성보다는 ‘스텔라장이라는 인물 안에서 펼쳐지는 단편들’을 접하게 된다. 이런 구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보면 다소의 이질감을 유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