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 순간은?

by 청블리쌤

질문에서 이야기하는 후회는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든 일이 있었냐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네요.

교사가 되기 전에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은 다소 계산적인 의도가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상식적인 수순이기 때문이지요.

저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단연코 없습니다. 교사가 되지 않았으면 평생 후회의 구덩이 속에 살고 있겠지요.

그렇다고 그 의미가 저는 운이 좋게도 정말 힘든 일을 겪지 않고 교사되길 잘했다는 생각을 누리며 지냈다는 의미일까요?

당연히 아니겠지요.

저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반 학생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데 무력하게 지켜만 봐야 했던 상황, 끊임없는 감당할 수 없는 학부모의 민원으로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야 했던 길고 긴 시간들도, 그 트라우마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을 하는 습관이 생겨버린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내 수업에 반응하지 않아 쓸모없게 느껴지는 무력감 등의 많은 순간들이 있었지요.

그러나 그렇게 힘든 일 자체로 교사가 돼서는 안되었다는 후회로 이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교사가 되기 전 해야 할 것은 이런 일을 피할 수 있냐는 문제가 아니라 예상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음에도 감당할 의지가 있는가를 점검해 보는 일입니다.

어려움과 힘든 일 때문에 교사를 못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간절히 교사를 원하고 있는지 좀 더 고민해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프로 일잘러의 슬기로운 노션 활용법 - 이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