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스타강사인 유수연씨의 영어식 사고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과 영어의 근본적인 특징에 따른 영어 학습 방향 및 구체적인 목표의식을 갖게 해주는 훌륭한 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열한 노력이 없으면 얻을 수 없는 성과.. 당연하지만 애써 잊고 싶은 우리의 동기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영어에 대한 내용도 충분히 훌륭했지만 책의 내용 중 교사인 제게 가장 와 닿았던 내용을 한 구절 소개합니다.
우리가 듣는 인기 강의들의 비밀은 사실 ‘찍기의 기술’에 있다. 그런데 이런 찍기 강의가 나오는 것은 간단한 법칙에 따른다. 먼저, 사람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지하는 정도까지만 배우기를 원한다. 자신이 아예 모르는 영역으로 들어가기를 강요받는 순간 사람들은 지루해하고 오히려 불쾌해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는 강사가 아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강의는 다수가 듣고 싶어 하는 공통적인 사항에서 그들이 아는 수준에 맞춘 간단한 룰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즉, 당신이 궁금해하는 선에서 시선을 약간만 올려 만족을 주는 것이 인기 강의의 비결이다.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지적 만족을 주는 선에서 멈추는 것. 그래서 대중적인 강의들의 만족도가 교수님 강의보다 높게 나온다. 교수님 강의가 전문가용이라면 강사의 강의는 대중 상품인 것이다. 대중 상품은 무조건 품질이 너무 높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눈높이에 맞춰 누구나 좋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적절한 선에서 끊고 보편적인 룰을 만들어 쓰기 쉽게 해주는 것이 대중적인 강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강의시간에 항상 질문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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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너도 이미 어느 정도 아는데 아주 조금 모르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관심을 가지고 개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짜고짜 설명부터 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라는 건지 멍해진다.
현직 교사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오류가 원리부터 장황하게 설명하려고 하면서 학생들을 지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사 자신의 눈높이에서 이 정도는 알 거라고 생각하면서 수준을 건너뛰는 오류입니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참여와 협력을 강조하는데 그게 아니라도 이미 생기부 교과목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학생 중심의 수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말 제대로 한다면 교사 주도적 수업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인식 변화도 갈수록 두드러집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제 딸이 영어수업시간에 조별로 협력학습을 하며 서로 독해 지문을 분석하는데 조 아이들이 조장인 자신이 너무 불친절하다고 막 뭐라고 한다는 겁니다. 옆 조는 협력학습 시작하자마자 조장이 열심히 강의하듯 가르쳐주는데 자기 조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문장을 골라가면서 돌아가며 해석을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딸은 가위바위보를 이겨서 쉽고 짧은 문장을 해석하고 나머지는 조원들에게 맡기면서 알아서 해석하라고 한다는 겁니다. 애들이 조장이 쉬운 문장 골라서 한다고 너무 한다고 막 뭐라고 하면 그러면 가위바위보를 이기든지... 이렇게 답변을 한다면서... 그리고 조원들이 해석하다가 막히는 것이 있거나 질문을 하면 그제야 도와준 다는 거죠.
딸에게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 경우 오히려 불친절한 것이 아이들에게는 좋은 거라고... 일단 자신감이 없어도 한 번 실제로 해보고 모르는 것에 대한 인식이 생겼을 때 도와주는 것이 진짜 성장의 기회가 될 거라고... 학원 수업만 의존하는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수업만 듣다가 결국 자신이 뭘 모르는지 모르고 지나치고 시험을 치고 나서야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가 많으니 결국 중요한 건 실수를 하며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직접 해보는 거라고..
그렇게 말을 해주었지만 정작 현직 교사인 저는 각기 다른 수준의 대단위 학생들에게 일정 분량 이상의 진도를 강요받고 있다는 합리화로 여전히 강의식 수업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결국 궁극적인 수업의 방향은 교사의 욕심을 줄이고, 학생들 눈높이가 되도록 애쓰며, 학생들 스스로 갈급함이 생기도록 지켜보며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