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읽고

by 청블리쌤


기분부전장애(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주요 우울 장애와는 달리, 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에 시달리며 오랫동안 상담치료를 받고 있는 작가가 자신의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상담치료받은 기록들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내용입니다. 어려움 가운데 우리가 가장 하기 힘든 것은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인데, 그렇게 당당하게 인정하는 것 자체가 치유와 회복의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서 작가를 응원하는 것이 결국은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면서 호응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입소문을 타고 화제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겠지요.

우린 누구나 어느 정도는 우울한 성향을 가지고 있고, 신체의 면역체계의 경계선에서 안전과 위험의 구역을 넘나드는 것처럼 우리가 정상이라고 분류하는 경계를 넘나들며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더 필요한 거겠지요. 회복탄력성을 갖는 내공도 키워야 하겠고요.



의존 성향이 강할수록 감정의 양 끝은 이어져 있어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일에 의존하는 경우 성과를 낼 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안도할 수 있으니 의존하지만 그 만족감 또한 오래가지 않으니 문제가 있다.
SNS에 가식적인 삶을 올리게 된다. ‘나 알고 보면 이렇게 깊이 있고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처럼...



자신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뭔가에 의존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존재성을 드러내려는 성향을 의존 성향이 강한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런 면이 있지만 과도함과 적당함의 차이이겠지요.
교사로서 저는 학생들의 반응 의존 성향이 강하다고 느낍니다. 학생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기반으로 남다른 열정을 발휘하고 있다고 믿고 싶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뭔가 제가 가진 것을 나눈다는 순수한 기쁨 이면에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 번씩 합니다.

그렇게 강한 의존 성향이 있다면 사람들의 반응과 시도하는 일들의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고 늘 일정하지 않은 그 반응과 여러 번의 실패로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하게 되겠지요.
학교에서 학생들이 성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너무 힘들어하는 것처럼...
학생들에게는 늘 결과와 과정을 분리하여 과정 중에 즐거워하고 의미를 부여하자는 말을 숱하게 하면서 정작 스스로에게도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신이 없네요.



극과 극은 오히려 통한다고 하죠. 굉장히 자존심이 세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자존감이 낮아요. 자신이 없으니 다른 사람이 나를 우러러보게끔 하려고 하죠.



화를 잘 내고 큰소리로 싸우려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두려움을 숨기려 방어벽을 치고 있는 거겠지요. 들키지 않으려는 마음이 오히려 과도한 반응으로 나타나 서로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거구요. 제 경우도 저의 열등감을 보상하듯 과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그런 억압된 느낌에서 자유로워지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쉽지 않은 과제이죠.


힘들 땐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 거예요.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그래서 내가 힘들 때 누군가 몰라주면 그렇게 서러운 거겠지요. 힘든 나를 알아주는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때입니다.


감정에도 통로가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서 자꾸 닫아두고 억제하면 긍정적인 감정까지 나오지 못하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죄책감은 필요 없는 거겠지요. 솔직한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긍정적인 감정을 살려주는 일이기도 한 거네요.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제 두 딸은 엄마에게 격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나서 오히려 엄마와 사이가 더 가까워지는 것을 봅니다. 어른에게 그런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억압한다면 다른 곳에서 터지겠지요. 아니면 스스로 우울해하거나... 엄마는 감정의 쓰레기통이라는 말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지만 그로 인해 아이들이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빠도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 줄 수 있는데 아이들이 잘 이용을 안 하네요.



합리화를 왜 부정적으로 보세요? 성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예요. 자신의 상처나 결정에 대해 이유를 찾는 거니까.


자기 합리화가 과도하면 객관적인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하기 어려워지긴 하지만, 그게 생존본능에서 나온 것임을 학교 현장에서 자주 확인합니다. 특히 성취지향적이고 성취 수준이 높은 학교의 경우 더 그러합니다. 그렇게 학생들은 괜찮은 척 즐겁게 고등학교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현실을 외면한 자신만의 목표와 타협도 하지 않는 학생이라면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책의 뒤표지에 적힌 글입니다.

괜찮아, 그늘이 없는 사람은 빛을 이해할 수 없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상에서 벗어나서야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