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하다보면 남기고 싶은 구절이 가슴을 울릴 때가 있다. 난 mind(지성)보다 heart(감정)를 움직이는 구절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을 울리는 것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간극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의 맥락에 닿는 글을 선호한다. 그리고 요즘 어떤 분야든 교육적 관점과 교육적 함의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한 때는 책을 사서 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고, 소장에도 큰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책도 세월의 흐름을 맞으면 곰팡이와 변색이라는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설 수 없는 걸 지켜보고는 차츰 생각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종이책이 더 편하다. 향수와 기억에 의존한 선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오히려 공간을 넘나들며 참고하기가 더 낫기 때문이다. 전자책은 분명 손안에 다 있는 것 같지만 몇 겹의 공간과 문턱을 넘어야 원하는 정보를 찾게 되는 느낌이다. 물론 단순한 단어를 검색하는데 종이책이 전자책을 이길 수 없으나, 전자책의 영역인 것 같은 하이퍼텍스트 관점에서는 오히려 물리적인 종이를 거쳐야 내게 시각적으로 체계화된다는 느낌까지 든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도서관에 자주 드나든다. 보통 2주에 한 번씩은 간다.
대구 중앙도서관이 리모델링 공사를 너무 오래 하고 있다. 임시 자료실에서는 책의 규모나 신간도서의 수급이 예전 같지 않아 안타까울 정도다. 그런데 아쉬운 대로 신간도서 위주로 책을 훑어보고 책을 빌려온다.
내가 주로 보는 책은 문학, 교육, 논픽션, 사회, 인문, 종교, 어학 등이다. 실용도서나 과학분야는 인문학과 연계되지 않으면 눈길이 잘 가지 않는다. 역시 mind보다 heart 중심인 것 같기는 하다.
광고할 의도는 아니지만 전자책으로는 크레마를 활용한다. 그리고 YES24 북클럽을 월 5,500원에 정기구독한다. 최신작이나 입맛에 맞는 책을 보려면 따로 전자책을 구입해야하지만, 신간은 도서관에서 종이책으로 빌려본다.
북클럽에 매일 올라오는 도서 중 관심분야의 책을 북클럽 책장에 담아둔다. 책을 다운받는데 추가 비용이 없으니 전혀 관심사가 아닌 것도 호기심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첫부분 보고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삭제한다.
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 부담없이 읽어 넘기는 책도 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격하게 공감이 되거나 가슴을 울리는 대목이 있으면, 그리고 학생들이나 다른 이들과 나누고픈 대목이 있으면 스크랩을 해둔다.
스크랩에 쓰는 도구를 소개하면...
종이책을 보다가 스크랩하고 싶은 부분을 발견하면 휴대폰의 OCR앱을 사용한다. 요즘 인식률이 꽤 높다고 알고 있어 어떤 앱이라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 난 우연한 기회에 쓰게 된 Text Scanner 앱을 계속 사용한다. 무료인데다가 바꿔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불편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당 내용을 사진찍어서 text형식으로 내 블로그에 공유하고, 그걸 땡겨서 한글에서 정리한 후 내 느낌과 생각까지 정리한 다음 블로그에 올린다.
크레마 전자책을 보다가 원하는 구절을 발견하면 손가락으로 터치하여 구역을 선택한 후 미리 연동해 놓은 에버노트로 스크랩부분을 전송한다. 이후 에버노트에 전송된 텍스트를 한글에 옮겨 모아서 글을 완성한 후 블로그에 올린다.
그 외에 글쓰기 메모로 활용하는 건 휴대폰의 삼성노트다. 음성을 인식하여 바로 텍스트로 변환할 수도 있어 매우 편리하다. 에버노트도 생산성 높은 앱이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 구축하기에 노션도 좋다.
특히 온라인에서 좋은 글을 만났을 때 링크도 바로 연결하여 수집할 수 있고, 파일 등도 제한 없이 모아둘 수 있다. 단, 유료버전을 사용해야 파일을 한 번에 5M이상 올릴 수 있다. 교사나 학생은 교육기관 이메일주소로 등록하여 인증을 받으면 유료버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노션은 블록으로 구성되어 일단 모아두고 나서 자료의 체계화를 정해 놓고 정리하기는 좋지만 긴 글을 쓰는 플랫폼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그보다 글로 쓴 내용을 파일이나 링크로 모아두기가 편리하다.
학교 현장에서는 데이터베이스(특히 파일자료), 수업흐름도(링크, 임베드), 업무안내, 파일공유, 스크랩, 일정관리(알림설정) 등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으며, 템플릿 복제가 가능해서 노력과 시간을 절약하면서 양식을 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