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첫해 목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의식 없이 목소리를 높이며 목을 혹사하며 목 관리를 못했다.
노래를 할 때도 고음 파트가 자신이 있었고 나름 목청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평소에 괜찮다가도 수업을 하고 나면 목이 아팠고, 큰 소리를 내기가 힘들어졌다. 어느 때부턴가는 노래의 고음을 낼 수가 없었다.
바보같이 이비인후과에서 그냥 의사가 주는 대로 약만 계속 먹었다. 그래도 차도가 없어서 대학병원에 갔다. 대학병원에서 치료가 안 되고 약도 없으니 앞으로 노래하지 말고 목을 많이 쓰지 말라는 처방을 받았다.
노래는 안 하고 살 수 있는데 교사에게 목을 많이 쓰지 말라니... 일종의 직업병이니 그저 목 아픈 걸 받아들이라는 의미였던 거다.
그래서 선택의 여지없이 난 마이크로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서 마이크를 연결해서 썼다. 그러다가 무거운 스피커를 수업 시간마다 들고 다니면서 노래방 같은 마이크로 수업을 했다. 두 번째 학교의 여고에서는 팬을 자처하는 아이들이 수업 전에 앰프를 교실로 옮겨다 주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기술의 발전으로 소형 스피커가 딸린 마이크가 출시되고, 선생님들 중에서도 마이크를 사용하는 분들이 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박스 크기의 스피커가 지금은 어깨에 메고 수업할 정도로 소형화되었다. 심지어 그 작은 스피커를 어깨에 매지 않고도 교탁에 올려두고 무선마이크로 수업이 가능하다.
난 십수 년 전부터 어깨에 매는 이어셋 유선 마이크를 활용하고 있다. 마이크를 손으로 들지 않아도 되니 손이 자유롭다. 어깨에 매는 무게감은 좀 있지만 익숙해지면 된다.
광고의 의도는 없지만 내가 쓰는 제품을 소개하면, 준성테크의 기가폰
몇 년째 불편함 없이 쓰고 있다. 수업뿐 아니라 강연 나갈 때도 가지고 다니면서 활용한다. 한 번 완충하면 꽤 오랜 시간 쓸 수 있고, 꽤 오래 썼는데도 배터리가 빨리 닳는 느낌도 없다.
마이크는 각자의 목소리 음역대와 목소리 특징에 따라 궁합이 맞는 게 따로 있는 것 같다. 이전에 구입한 제품은 목소리 전달이 너무 안 되어 바로 교환해서 정착한 게 위에서 소개한 마이크다. 지금 쓰는 건 세 번째 버전인데, 여전히 판매 중이다. 물가가 반영되지 않은 듯 가격은 20만 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30만 원대를 넘어가면 어깨에 매지 않고 소형 스피커를 교탁에 올려두고 무선마이크를 활용할 수도 있다.
젊은 선생님들 중에 목이 불편해지고 나서 마이크를 찾는 분들이 많으신데, 큰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관리하는 차원에서라도 마이크 사용을 권해드리고 싶다.
육성으로 하는 것에 비해 기계음이기 때문에 전달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결국 교사의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면 수업 자체를 할 수 없는 것이니 그 정도의 손실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도 이내 적응하는 편이다.
마이크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목을 관리하기 위해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무엇보다 말을 빨리하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큰 소리 못지않게 목에 해로운 것이 빠르게 말하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쉬지 않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많이 된다면, 충분히 여유를 두고 중간에 쉬어가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난 알면서도 아직 그게 잘 안된다. 특히 학생들이나 강연할 때 선생님들이 몰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 열강을 한다. 정신 차리고 나면 목이 목이 아픈 걸 그제야 깨닫는다.
약한 목을 타고난 것인지, 교사 초반에 관리를 잘 못해서 망가진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교사로서 목의 약점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때로는 그 아픔이 나의 폭주를 막아주는 신호라는 걸 느끼기도 한다. 나 혼자 떠들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과, 여백의 미를 통해 듣는 이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아픔을 통해 오히려 수업이나 강의로 주어지는 기회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느끼게 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