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찮은 생물은 없다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를 읽고

by 청블리쌤

이 책을 보면서 다방면에 걸쳐서 제목에 충실한 도움을 받았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새롭고 신기한 사실들로 인해 지적 호기심이 많이 충족되어 흡족했다.


그중 한 부분만 인용하려 한다.



인류가 위태로워지는 대체 불가능한 생물 5가지는 바로 영장류, 균류, 박쥐, 플랑크톤, 꿀벌이다.



인간이 사다리 최고점에 있다고 생각하며, 인간의 기준으로 인간의 효용에 따라서 생물들을 분류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대체 불가 생물 5가지는 반전 같은 사실이다.



마지막 남은 건 세계 최고의 꽃가루 매개자인 꿀벌이다. 참석자들의 투표를 통해 플랑크톤을 제치고 지구를 지키는 중요 생물 1위에 올랐다. 그만큼 꿀벌이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꿀벌의 중요성은 “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간도 사라진다”라는 아인슈타인의 이 한마디에 모두 담겨 있다.

BBC의 한 보도에 따르면 “꿀벌이 없으면 마트의 식재료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인간이 먹는 100대 농작물 중 70퍼센트가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꿀벌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는 위의 설명이 아니라도 대부분 인지하게 된 사실이지만 박쥐는 의외였다. 박쥐에 해당되는 내용을 인용하면...



박쥐는 그 생김새나 음습한 동굴에서 산다는 점 때문에 원래부터 혐오스러운 존재로 취급받아왔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려 완전 밉상으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쥐를 없애 버리면 진짜 큰일이 난다. 특히 벌레나 곤충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더욱이 박쥐에게 감사해야 한다. 박쥐가 바로 ‘천연 살충제’이기 때문이다. 박쥐는 하루에 약 3,000마리 정도의 벌레를 잡아먹으며 곤충의 개체수를 조절한다. 박쥐가 없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는 모기떼와 나방떼로 뒤덮이는 끔찍한 광경을 맞게 될 것이다. 게다가 박쥐가 잡아먹는 곤충은 대부분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농작물의 20퍼센트가 매년 해충으로 사라지는데 박쥐까지 없다면 당장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또 박쥐가 일하지 않으면 우리는 망고나 코코넛, 바나나 같은 열대과일도 먹을 수 없다. 열대과일은 대부분 밤에 꽃이 핀다. 밤에 쉬는 벌을 대신해서 화분 매개체 역할을 하는 건 야행성 동물인 박쥐밖에 없다. 우리가 먹는 열대과일 또한 전적으로 박쥐 덕이다.


바이러스 때문에라도 박쥐는 이 지구상에 꼭 있어야 한다. 박쥐는 바이러스의 저수지다. 코로나19를 포함해 박쥐는 무려 130종이 넘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러스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진화되어 왔다. 그럼 박쥐가 멸종되면 이 바이러스는 어떻게 될까? 다른 숙주를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게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 즉, 박쥐가 없어지면 인간은 더 많은 바이러스에 직면해야 하니 인간에게 훨씬 더 치명적이다.



인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성이 아니라도...

하찮은 생명체는 없다.

잡초조차도 인간의 필요에 의한 분류 아닌가?


곰돌이 푸우에 이런 문장이 있다.



Weeds are flowers, too, once you get to know them.

잡초(들꽃)도 역시 꽃이다. 일단 당신이 그것을 알게 되면


결국 이해와 사랑이 하찮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작가의 이전글동의어는 없다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