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와 학습코칭에서 학부모의 역할

by 청블리쌤

부모는 아이의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입시와 학습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어야 하는가?

부모는 입시와 학습코칭은 큰 그림을 품고 도움이 필요할 때를 위해 써먹을 일 없게 되더라도 열심히 연구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힘들어할 때 공감해 줄 수 있다.

그저 막연하게 “괜찮을 거야” “열심히 하면 되지” 이런 식의 일반적인 이야기로는 위로도 공감으로 인한 안정감도 줄 수 없다.

그러나 열심히 연구해서 입시나 학습방향을 알고 있을 때에라도 일단은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아이들은 이미 정답은 알고 있으면서도 그저 힘들고 기대고 싶어서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결론은 부모가 제시하지 않아도 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절대로 아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성적이 안 나오면 부모보다 아이가 더 힘들다. 그런데 부모가 속상하다고 성적을 판단해버리고 성급한 해결책을 제시하려 한다면 아이의 상처와 부담은 더 커진다. 부모는 자신의 속상함을 아이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얻는 것은 없다. 아이가 그저 마음의 문을 닫게 할 뿐이다.

그럴거라면 차라리 입시나 학습코칭에 대해 모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판단하지 않고 들어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보통은 끝까지 다 들어주면 아이가 스스로 결론을 내리며 마음을 잡는다.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부모가 잘 알고도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듯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한 번씩 아이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방향을 제시해달라고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아이가 도움의 손길을 청할 때에만 반응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친구 딸이 중간고사 첫날 망해서 멘탈이 털렸다고 그래서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카톡이 왔다. 난 "괜찮을 거다. 이미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으니 내일 시험에 더 신경 써서 후회를 남기지 말아라"는 뻔한 위로나 격려를 하지 않고 이렇게 답해주었다.

많이 속상하겠구나. 잠시만 더 아픔 속에 잠겨 있으렴. 바로 괜찮은 척 할 필요는 없으니 충분히 아파해야 할 수도ㅠㅠ

대화 상대가 필요하면 언제든 내게 전화하렴.

그러니까 그 아이가 이렇게 답했다.

내일 공부해야 하는데 정신 차리고 해아

야겠져?ㅠㅠㅠ 흐엉

나의 답변

너의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된단다. 힘내렴.


그 아이의 답변

흑 쌤 감사합니다

다음날 그 아이가 먼저 톡을 보냈다.

쌤! 쌤 말 덕에 멘탈 챙기고 오늘 완전 잘 치고 왔써요유ㅠㅠ 감사합니다ㅠㅠ

나의 답변

네가 스스로 해낸 거란다. 그래서 더 흐뭇하고 뿌듯하네. 좋은 소식 전해줘서 고맙다^^

그 아이의 답변을 보고 난 의아해했다. 나의 말 덕에 멘탈을 챙겼다니... 난 멘탈 챙기라고 말한 적이 없고 그저 더 아파하라고 했고, 너의 마음 가는 대로 하라고 했는데...

스스로 결정하고 마음을 잡도록 같이 아파하며 기다려주었을 뿐. 그러니까 내가 정답을 먼저 말해주지 않은 것이 오히려 더 효과가 있었던 거였다.

학교에서 집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니 뻔한 결론을 아이들에게 성급하게 전하는 건 마치 영화나 드라마 스포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어른의 논리는 '시간낭비 없는 효율성'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스스로 실패하고, 고민하고, 아파하고, 뻔한 결론이라도 스스로 생각해 내는 자기주도성이 필요하다. 어른들은 답을 알고 있어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해줄 수도 있지만, 그래서 아이들을 강제로 실패의 자리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의 즐거움을 가로채는 일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그런 뻔한 결론을 이렇게 정의한다. “잔소리”

더구나 새로운 입시와 요즘 세대에 대한 이해 없이 잔소리가 계속되면 이렇게 말한다. “꼰대”

아이가 아파하면 바로 말하지 말고 순간 잠시 멈춰서 생각하면 된다.

"이 아이는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는가? 이 아이는 지금 얼마나 답답하고 마음이 아픈 걸까?"

그리고 정답이 있어도 스포하지 말고 입이 근질거려도 참고, 때로는 아이가 잘못된 선택이나 생각을 하더라도 치명적인 것이 아니면 좀 더 참고 기다리면서 아이 스스로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수학을 잘 못하는 이유는, 공부를 안 해서라는 뻔한 이유가 아니라면, 너무 빨리 잘하려 하기 때문이다. 좀 기다려서 원리를 따지고, 왜 그런지를 생각하며 둘러 가는 여유가 필요한데 당장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바로 정답을 찾고 풀이를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패턴을 만들기 때문이다. 노력에 비해 뒤끝이 안 좋은 케이스다.

헤매어 봐야 길을 찾을 수 있다. 사격이든 양궁이든 과녁에서 빗나가야 영점조정이 가능하다. 우리는 모두 실패할 자유와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 권리는 필연적으로 배움과 성장으로 이어진다.

부모와 교사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저학년일수록 강제성을 동반한 습관형성이 중요하지만 특히 사춘기를 지나면서는 아이가 도움의 손을 내미는 거기까지다.

그래도 부모와 교사는 새로운 입시와 학습코칭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책과 강연을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잘못된 정보도 많아 주의해야하지만 유튜브에서도 유익한 고급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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