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를 앞둔 딸에게(고1)

by 청블리쌤

중간고사라는 큰 벽 앞에 선 **에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뭘까?

일단 실력의 차이를 말할 수 있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것은 자세의 차이란다. 프로는 하기 싫어도 하는 것이고 아마추어는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것이지.


아빠는 교사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공부의 프로가 될 것을 늘 외쳐왔다.

나의 삶을 돌아보면 늘 프로이기만을 원했고 프로처럼 할 수 없음에 가슴 아파했었다.

그런데 그 최고의 자리에 서보기도 하고 남다른 성취를 하고 그걸 지켜내려고 몸부림치면서 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더구나. 도달의 한 순간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들을 마음의 부담을 안은 채 매 순간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하며 지나쳤던 순간들이 이젠 후회와 아쉬움으로 밀려들곤 한다.


그래서 꿈꿔 본다. 당장일 수는 없겠지만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기는 그 순간을...

**이가 아마추어로 삶의 여백을 지니며 그 여백을 여유와 즐거움으로 채우길...

결과를 놓고 판단하며 좌절하기보다 그냥 과정 중에 즐거워하며 결과는 안중에도 없기를...

우리 삶의 여정은 그 한걸음으로 이뤄져 있잖니. 도달점으로 내딛는 그 걸음도 한 걸음이듯

그리고 스스로도 **이가 프로가 되길 강요하지 않길 다짐해본다.

의무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좋아서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일상의 모습이 되길 바라면서...

그래서 지금 내려놓아야 할 것은 결과에 대한 조급함이며 그 결과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자만심이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며 책임을 다하는 것을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에 단지 좋은 결과를 위해 의미 있는 순간들을 스쳐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이 순간을 살아낼 뿐이며 처절하고 힘든 과정이라도 무기력하게 넘어져 있지 않고 몸부림치는 이 모습은 훗날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며 그 과정에 대한 보상은 최상의 결과로써의 증명이 아니라도 적어도 단 하나의 후회도 남기지 않는 당당함일 것이니까. 그리고 아쉬움의 간격만큼 또 방법을 찾으며 계속 전진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니까...

아빠는 **이를 그저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무력함이 느껴지기도 할 정도로 그저 응원할 뿐이네.


날마다 아토피로 괴로워하고 잠 못 이루며 남들보다 많이 불리한 그 자리에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애쓰고 노력하는 너의 모습은 이미 충분히 자랑스러운 내 딸의 모습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해주고 싶구나.


가진 것을 지키려고 하는 부담이 원래 제일 큰 거란다. 잃을 걱정 없이 성취해나가는 것이 가장 편안한 거구. 그렇지만 대학을 바라보는 고등학생으로서 완전한 편안함 따위는 존재하지 않겠지.

우리에겐 그저 상황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임하는 예수님의 진정한 평안만이 있을 뿐이지.

결과는 주님께 맡기렴. **이의 모든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이번에 어떤 퍼즐 조각을 준비해놓으셨을지 우리 계산으로 미리 걱정하거나 불안해하지 말자. 지나고 나면 현재의 고통의 의미조차 하나님의 섭리하심 가운데 이해하고 알 수 있게 될 거니까...


넘어짐을 통해서도 배우고 더 당당하게 일어날 수 있는 성장의 과정에 너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지켜봐야 하는 마음의 짐을 기꺼이 지면서 응원을 멈추지 않을 거다. 아빠도 엄마도 모두...

과정의 한 걸음의 의미 외에 그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추궁하거나 판단하지 않을 거고 너 스스로도 거기서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결과에 얽매이는 순간 더 이상 아마추어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


이전에 충분히 준비하지 못함으로 인해 시험이 다가올수록 더 바쁜 여정이 되겠지만 그래서 적어도 프로 흉내를 내야 하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여유를 잃지 않으면 좋겠어. 완성이 도달점이 아니라 주어진 여건 속에서 실망하지 않고 미리 판단하지 않으며 용기를 내어 끝까지 내디딘 그 발걸음이 멈추는 그곳이 도달점이 될 것이고 결과에 굴하지 않으면서 그 여정을 계속 이어나갈 거니까. 여유를 가지며 그 여유를 즐기며 순간을 살아내면 좋겠네.


너의 곁에서 너의 그 한 걸음 한 걸음을 응원하며 기도한다. 우리 딸 홧팅!!

2017년 4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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