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이끌려서 책을 보았다.
한국어 UX 라이팅에 대한 책이었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UX 라이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UX(User Experience) Writing은 앱과 웹 화면에 표시되는 UI(User Interface) Text를 말한다.
이 책은 일반 글쓰기가 아니라 UX Writer를 위한 책이었다. 결국 나와는 상관없는 책이었지만, 그동안 카피라이터의 책에서 받은 영감만큼 이 책이 주는 분명한 메시지의 잔재가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그중 UX 라이팅 제안에 대한 일부 내용
2022년 여름 애플의 UX 라이터들은 Writing for interfaces라는 동영상에서 PACE라는 네 가지 글쓰기 프레임워크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이 영상에서 목적Purpose, 예측 가능Anticipation, 맥락Context, 공감Empathy이라는 네 가지 핵심 UX 라이팅 키워드를 소개하며,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사용 흐름을 만들 수 있고, 사용자를 제품에 참여시키거나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의 말에 귀 기울이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쓰기를 할 때 많은 고려 사항이 있음에도 애플의 UX 라이터들은 무엇을, 어떻게, 언제 말해야 할지에 대한 이 PACE 원칙이야말로 UX 라이팅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실 전 세계 UX 라이터 협의회(?) 같은 곳에서 정한 UX 라이팅 원칙이라는 건 없다. 그래서 위와 같이 구글과 애플의 UX 라이터들도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정립된 관점에서 의거하여 훌륭한 원칙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어 UX 라이터로서 나는 정확성Clear, 간결성Concise, 일관성Consistent을 가장 중요한 UX 라이팅 원칙으로 꼽는다.
앱이나 인터넷사이트에서의 언어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애플 UX 라이터들이 제시한 네 가지는 PACE로 표현된다.
목적Purpose, 예측 가능Anticipation, 맥락Context, 공감Empathy
앱와 웹의 게시자나 이용자나 모두 뚜렷한 목적이 서로 만나야 하고, 일관된 글의 흐름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앱과 웹의 메시지 전달을 이해하고 확장할 수 있는 맥락으로 이어져야 하며, 교감이 이뤄질 수 있는 접점이 있어야 한다는 의도다.
한국어 UX 라이터인 저자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정확성Clear, 간결성Concise, 일관성Consistent
저자는 UI 텍스트는 도로 표지판과 같은 역할이라고 하며 정확성을 강조한다. UI 텍스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보 전달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fact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틀린 정보가 화면에 남아 있지 않게 챙기며, 사용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며, 포괄적이고 범용적인 문구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포괄적인 오류 메시지로는 이용자가 그 메시지를 보고 오류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딱 맞는 표현을 사용해야 할 것을 권하면서,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할 것과, 사용자 친화적인 어휘를 찾기 위해 주요 일간지 신문기사에서 해당용어를 검색해 보고, 최종 텍스트를 확정하기 전에 글을 묵혀두고 나서 다시 확인하는 쿨 타임을 둘 것을 권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간결성은 "투머치 토커 입장 금지"라는 명확한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UI 텍스트의 공간이 좁기 때문에 짧은 글이 특히 더 강조된다.
일관성이 떨어지면 신뢰도가 하락한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와도 깊은 관련성이 있다고 한다.
작가의 명확하고 간결한 주장은 UX 라이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글쓰기에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다.
어떤 글이라도 팩트 위주의 정확성은 기본이다. 자신의 주장보다 팩트가 우선이며, 그 팩트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주장을 굳이 내세울 필요가 없다.
글이 짧아야 한다는 것도 범용적 원칙이다. 영상조차도 짧아지는 현 트렌드에서 짧은 글은 독자들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모순된 글의 내용이나 형식은 일관성을 해친다. 그리고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원칙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자다.
글을 쓰는 건 원칙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독자보다 우선일 수 없다.
전문가가 아닌 내가 소화한 내용은 여기까지였지만, 저자의 통찰력과 경험에서 우러나는 실제적인 실용적인 지침에 감탄과 경의를 표한다. UX 라이팅에 관심 있는 분들은 더 자세한 글쓰기 지침을 꼼꼼하게 읽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