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원고 공유
드디어 어제 고등학교 학부모 대상 대면 강의를 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중 세 분이나 동참해 주셨다. 눈물 나도록 감사했다. 학부모님 신분으로 오시긴 했지만, 퇴근을 훌쩍 넘긴 시간인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오가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의 시간을 감수하신 것인데... 그분들의 마음이 응원의 마음으로 그치지 않았기를...
사연 있는 절실함으로 자리를 함께해 주셨을 다른 모든 분들의 시간과 열정도 낭비되지 않았기를...
강의 시작 40분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맨 앞의 6자리가 차 있어서 놀랐고, 담당하신 주무관님이 80개의 슬라이드나 되는 원고를 컬러풀하게 일일이 출력해 놓으신 것을 보고 또 놀랐다. 원고 강의 후에 QR코드로 나중에 공유할 거라서 출력하지 않아도 사전에 말씀드렸지만, 출력해 놓지 않으면 어머님들이 슬라이드마다 사진을 찍으신다는 것이었다. 부모님들의 수고를 덜어 드리고 강의에 몰입하도록 하는 배려였다.
게다가 이런 강의라도 있는 날이면 늦게까지 야근을 하시게 되는 안쓰러움을 전하니까, 정말 열정적인 학부모님들을 대면하면 큰 보람을 느끼신다고 하셔서, 나도 같이 뿌듯해졌다.
참여한 학부모님들의 자녀가 몇 학년인지 일일이 묻지는 않았다. 우리 학교 세 분이 선생님들의 자녀도 초, 중, 고로 다양했다. 고등학교 영어학습법은 부모님들이 개입할 수 있는 최후의 시험영어 단계이므로, 초등학교, 중학교 부모님들에게도 의미 있는 방향 제시였을 것이니, 구성원의 학년을 고려하지 않고 본질을 말씀드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혹 학부모님들이 들으시고 자녀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으실까 봐 강의 당일 자녀들을 위한 온라인 비대면 강의 신청을 고민하고 기획하였고, 어제 내 블로그에도 갑작스럽게 올렸었는데...
자녀분과 동행하신 분들이 많아서 또 놀랐다. 학생들 대상 강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뻔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오히려 블로그에서 몇 분이 신청을 하시면서 다양한 영어의 고민을 남겨주셨다. 내일 저녁때까지 고민하여 개설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
신청 페이지 링크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291476319
마치고 나니 초등학교 6학년 어머니께서 강의안에다가 싸인을 부탁하셨다. 예상치 못했다. 강의 마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덕담을 하시는 분들은 늘 계셨지만, 싸인을 해달라는 요청이라니... 아이의 이름과 함께 아이에게 꿈을 이루라는 메시지를 써주고 싸인을 해주었다. 강의 흔들림 없이 몰입했던 학생이었다. 이미 그 자세만으로도 이후의 성취가 다 보이는 듯했다. 나의 부족함까지 존중해 주시고 특별한 형태로 감사를 표현하시는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하니 내가 더 감사하다.
강의 마지막에 온라인으로 익명 질문을 받았을 때 질문 대신 이런 메시지를 남겨주신 분도 계셔서 너무 감사했다.
아이와 함께 들어서 더 의미 있고 좋았습니다. 내용도 좋았지만 선생님의 열정에 감동했어요 ^^ 배우고 싶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그저 빛!!!!
어제 학년실의 선생님들께서 강의를 앞두고 떨리냐고 물으셨다.
안 떨린다고 하니까 짝꿍 선생님은 강의를 많이 다녀 타성에 젖었다고 한 마디 해주셨다.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애정 어린 말씀에 감사하며, 그래서 떨리지만, 아닌 척하고 있다고 했다. 막상 강의가 시작하면 몰입이 되는데 괜한 걱정과 상상에 매몰되지 않게 태연한 척하고 있다고...
어떤 쌤은 강의를 일상처럼 하니 떨리지 않겠다는 말씀에, 이제는 떨리기보다 설렌다고도 말씀드리니 막 웃어주셨다.
강의에 대한 나의 떨림과 설렘은 원고를 구성하고 작성하는 고민으로 구현된다. 막상 강의가 시작되면 떨림과 설렘의 끝자락에서 행복감이 나를 이끌어 보통은 강의에 몰입하게 된다.
내가 주의할 대목이다. 어제도 거의 두 시간을 쉬는 시간 없이 진행했다. 자아도취의 증거였다.
내가 준비한 내용들이 제대로 가닿는지 확인하지는 못했다.
반응이 너무도 뜨겁고, 웃음이 많이 터지며 강의 들으시는 분들이 몰입해 주시는 경험은 나의 기준을 높여 놓은 것 같다. 분명 거의 모든 분들이 몰입하시는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강의 전에 정말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되도록 해드리겠다는 비장한 공약 같은 약속을 온전히 지키지 못한 것 같은 자책과 허전함으로, 강의 전에 루틴처럼 마셨던 커피의 카페인이 피곤함까지 마비시켜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리고 새벽에 깨서는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는 게 좋아서가 아니라 쓸 수밖에 없어서...
마치고 내게 절실함으로 다가오셨던 예비 고3 학부모님 한 분이 학원을 보낼 만큼 보냈는데 왜 아이의 영어 내신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는지 확실히 알았다고,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오늘 강의에 오지 않았으면 영영 모를 뻔했다고 하시면서...
다음 주 월요일까지 열어 둔 슬라이도 사이트의 익명 강의 질문 코너에 회신용 이메일이 아니라 전화번호를 남기면 개별 상담이 가능하냐고 물으셔서, 아이가 원한다면 아이와도 잠깐이라도 컨설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 절실함을 외면할 수가 없었고 강의의 AS를 해드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개하기 고민스러운 몇 컷을 제외한 어제 강의 원고 링크(캔바로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