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수학공부법

Feat. 수학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by 청블리쌤

저자(류승재)가 23년 수학강사의 경험을 살려 정말 실제적인 수학공부법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지침서 같은 책입니다.


저자는 수학 전문가이지만 책의 곳곳에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수학도 개념과 수학적 기호와 약속을 이해하는 것은 문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생각의 깊이와 문제 해결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추천 교재뿐 아니라 학원 활용법, 학부모의 역할, 수포자 탈출 방법, 수학 오답 방법 등 수학공부를 하면서 가질 수 있는 의문들에 대한 친절한 답변이 포함되어 있어 일독하면 실제적인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책의 내용에 저의 견해를 더해서 정리합니다.



<중학교 성적=고등학교 성적?>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수학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점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중학교는 상대평가가 아니고, 학습 분량도 많지 않아서, 기본유형을 암기한 학생이나 심화수준까지 완성한 학생이나 똑같이 100점을 맞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원에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위한 내신대비를 위주로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 내신위주라는 것이 반드시 수학의 원리를 따져가면서 개념을 다지고,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다.


아이들은 당장의 성적을 자신의 자존심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중학교 내신의 완벽함을 포기하는 대가를 치르고라도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자신의 성장은 결국 외적인 시험 결과로 드러나게 되어 있지만 지금 당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행복한 걸음이 시작될 수 있다.



<저자가 바라본 학원>


대부분의 초등· 중등 수학 학원은 학교 수학 시험이 쉬운데도 불구하고 과도한 내신 대비와 양치기 반복 학습, 다시 말해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는 반복적 문제풀이로 수학 내신 점수를 만들어내는데 치중합니다. 또한 쉬운 개념 위주의 빠른 선행으로 부모를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등·중등 수학 전문 학원들이 인원이 많고, 퇴원율도 적고, 운영도 잘됩니다. 부모로 하여금 내 아이가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상대평가 시험 방식으로 인해 진짜 성적이 나오면, 부모는 충격을 받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의 실제 수학 실력을 인정하는 대신 "내 아이와 학원이 안 맞는구나!"라고 생각하며 학기마다 학원을 알아보고 옮겨 다니기 바쁩니다.



<학원을 넘어선 자기주도성의 중요성>

실제로 학구열이 높은 대구 수성구 학생들은 시험결과에 따라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거나 학습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보다 그냥 학원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 손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자신의 실패와 실수를 돌아보며 아픔에 직면하는 용기 없이는 그만큼 진정한 실력향상은 계속 유보된다.


고등학교 수학부터는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확보해야 성적이 나온다. 잘하는 아이들일수록 인강이나 학원 가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낀다. 인강 패스를 구입하고 본전이 아까운 경지가 빨리 와야 오히려 성공이다.

스스로 문제를 풀며 문제해결력을 키우지 않으면 암기한 유형 이상의 문제는 풀 수 없다.

학원은 오히려 스스로 공부하는 경험을 방해할 수도 있다. 학원을 다니면서도 자기주도성을 잃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수학 개념은 이해를 한 후에는 어느 정도 의식적인 암기가 필요하다. 정의(약속), 정리(공식과 성질)만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이 적용되는 필수 예제를 풀이와 함께 보면서 암기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개념이 문제 속에 어떻게 녹아나는지 이해하고 암기해야 제대로 개념을 공부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를 풀 때는 문제를 독해하고 분석하는 능력, 배운 개념들을 가지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지를 설계하는 능력, 주어진 조건들을 보고 추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적은 문제라도 모든 문제를 자기 스스로 고민해서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야 실력이 늘어난다.



<선행 성행 이유>

선행학습은 2000년대가 되어 특목고 대비로 시작되어 보편화된 현상이다. 물론 심화수준을 충분히 완성한 학생들은 선행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도 되지만, 현 진도에 충분한 심화학습이 안 된 상태에서 남들처럼 선행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초등 중등에서 선행하는 이유는 학원에서 심화를 하는 것보다 선행하는 것이 더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개념교재까지는 수월하지만 심화교재부터 학생을 지도하는 것은 어렵다. 마치 운동할 때, 한 종목에서 프로급 능력을 기르는 것보다 다양한 종목을 어설프게 아는 게 더 쉬운 것처럼.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그 방법이 맞는 줄 안다. 선행을 흉내 내며 고통스러워하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뒤처지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우선순위인 것 같다.


더구나 중학교 1학년 방정식을 선행하면 초등심화교재의 어려운 문제가 쉽게 풀린다. 문제 해결력이 생겨서가 아니라 쉽게 푸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실력이 늘었다고 착각해서 선행을 계속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기 학년에서 배운 내용만 가지고 심화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 올바른 선행이란, 한 학기 과정의 기본개념을 익히고, 심화까지 충분히 진행한 후, 그 다음 과정 선행을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수학 문제해결력 형성의 핵심은 ‘어려운’이 아니라 ‘스스로’이다.



해설지를 바로 보면 이해력은 늘지만 문제해결력은 늘지 않는다. 오히려 생각이 멈춘다.

해설을 많이 보는 학생은 수학보다 오히려 국어성적만 올라간다. 해설지는 일종의 비문학지문이니...



<학원을 오래 다녀도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

1)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 학원을 다닌다고 모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다. 학생의 기본의무를 다했다며 학원 뒤에 숨어 공부를 더 안 하는 학생들도 많다.



2) 학원을 너무 많이 다녀서 - ‘보기’나 ‘듣기’는 공부 행위 중 아주 작은 일부분인데 공부로 착각한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진짜 공부이며 학원은 결국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독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다.


3) 학원에서 숙제를 과도하게 많이 내줘서 – 양치기 문제풀이 한다고 오히려 생각할 시간이 없다.


4) 진도를 빨리 나가서 – 아이들이 소화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뜻이다.


5) 학원에 의존해 학습능력을 키우지 않아서 – 학원은 공부는 많이 시킬 수 있어도,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능력까지는 키워주지 못한다.




<수학 후행은 필요한가>

고등학생이 기초가 안 되어 있으면 쉬운 개념교재로 중등과정을 복습해야 한다. 중학생은 초등학교 후행이 필요 없다. 어차피 중학 과정 중에 반복되기 때문이다.

기초가 부족한 고3 학생의 경우 중등 모든 내용은 고등 수학에서 복습되므로 고1과정 복습으로 충분한데 유일하게 복습이 안 되는 부분이 중등 <도형>이니 반드시 복습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 수학선생님들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인데, 중학생들은 3학년 2학기에 도형 안 끝내고 선행만 나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1 과정의 경우, 수능 직접 출제범위는 아니지만 공식은 나올 수 있으니, 기본개념과 공식은 숙지해야 한다. 쉬운 개념 교재 선택해서 개념 읽고 필수 예제와 그 풀이는 읽는 정도의 학습으로 충분하다.


수능 출제 범위인 고2 과정부터는 중등과정과는 전혀 새로운 내용이라서 선행에도 어려움이 있고,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면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선행 자체로 수학능력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원리를 따지며 진도를 따라가는 것과 기회와 역량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심화단계까지 도전하며 문제풀이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거다.




<결론 : 공부의 본질은 동일하다>

난 딸들에게 학기가 시작되기 전 방학에 선행이라기보다 한 학기 동안 배울 내용을 구경하는 식으로 봐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업이 이해가 되고 진도를 따라가는 행복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다. 공교육교사도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라면 어느 정도는 사교육에서 배웠다는 것을 전제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수학을 하는 것을 경쟁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현재의 수준에 관계없이 선행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수학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남의 속도에 맞춰서 우월감을 느껴야 하는 과정이 아니다. 남들보다 초라해 보이는 자신의 출발점에 솔직해질 용기와 매일의 사소한 성취와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다는 성장에 대한 믿음으로, 뜨거운 열정이 아니라 미지근한 일상처럼 꾸준하게 주어진 것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게 행복공부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것을 배우는 인성의 성장과정이기도 하다.



불안감은 불확실한 것에 대한 과도한 자기 욕심의 투영이다.


수포자라는 개념도 기준을 정해 놓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주눅 들게 하는 시스템의 산물일 수도 있다. 고등학생이라도 중학교 수준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어야 한다.


언젠가 고3 담임할 때 수학선생님이 수포자가 즐비한 문과반에 초등학교 경시대회문제집을 비치하며 패배자들처럼 무력하게 있지 말고 할 수 있는 문제부터 시작해보라고 격려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늘 영어도 고3이라도 중학교 수준부터라도 시작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결과나 성과를 지금 당장 맞춰서 자신을 심판하고 판단할 이유는 없다.

이왕이면 진도가 밀리지 않게 진급하기 전에 최선을 다해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낙오자로 몰아가는 분위기는 없어져야 한다.


오히려 학생의 지금 위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 오버페이스(선행)를 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게 하는 전제가 된다. 아예 어떤 과목도 공부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역설적이게도 수포자는 과도한 욕심의 산물이다.



영어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루해 보이는 기본기를 익히는 것보다 바로 연주를 하고, 바로 게임을 뛰려고 조급해 한다. 그런 불안감과 조급함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것이 사교육시스템이다.

그렇다고 사교육의 무익함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우리 딸들은 학원을 전혀 가지 않았지만, 아빠의 코칭이 있었고, 아빠가 영어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그래서 난 기회가 될 때마다 간절한 누군가를 만나 학습코칭을 하고, 나의 영어멘토링코스에 참여를 권하기도 한다.


모든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주도성이다. 난 딸아이들을 가르치고 코칭을 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이었다. 학교에서 교사로서도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한다.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다. 정답을 알고 있어도 알려주지 않고 기다리는 것은 정말 입이 근질근질한 답답한 상황이다. 더구나 아이가 헤매고 있다면 더 빨리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아이의 성취감을 그 성장의 기회를 내가 가로채면 안 되는 것이다.

마치 아이들이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있을 때 그 결말을 알고 있다고 미리 스포해 주는 몹쓸 짓인 것이다.



모두가 자기의 성장분량만큼 행복한 걸음을 내딛기를 기대해본다. 때로는 학교 진도에 맞추지 못하여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좌절감이나 무력감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격려가 넘쳐 나기를 바란다.

공교육교사들도 학생들이 알아서 학원에서 해결할 거라고 단정 짓지 말고 교실 밖 아이들 개별성장에 대한 학습코칭의 물결이 일어나면 좋겠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든, 학교에서 학습코칭이나 멘토링 과정을 참여하든, 독학을 하든 어떤 경우에든 중요한 것은 학생의 자기주도성이다. 자기주도성은 자기 스스로 학습하는 수준에서 시작하여 결국은 자신의 흥미나 적성을 찾아 비판적 사고와 능동적 지식 구성을 하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를 스스로 정하기도 하는 등의 진짜공부, 평생공부로 이어진다.


지금 이 순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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