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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Mar 11. 2024

중3 첫 수업 잔소리 모음

첫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남겼던 말 중 일부분을 정리했다. 맥락 없이 그냥 몇 부분만...

 

1. 예비 고1의 정체성

예비 고1은 중3보다 더 큰 무게감과 책임이 느껴지는 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중3의 행복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행복하면서 이후의 행복도 함께 준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나와 함께... 각자의 출발점에서 각자의 속도에 맞게, 사소한 성취와 찌질한 습관형성에 의미를 부여하며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행복을 놓치지 않게...

 

2. 나와의 만남, 그 의미

나를 만났다면 적어도 방향을 몰라서 헤매는 일은 없을 거다.

 

3. 아침 단어시험, 독서활동의 의미

담임쌤들과 함께 아침 단어시험과 독서활동을 여러분 평생의 자산이 될 선물로 준비했다. 물론 받으려는 사람에게만 선물이 될 것이고, 당장의 사소한 귀찮음을 넘어 생각보다 훨씬 훗날에 그게 선물임을 알게 되겠지만...

 

4. 후회의 크기

납득되지 않는다고, 끝까지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개는 뭔가를 해서 하는 후회보다 하지 않아서 하는 후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니...

 

5. 하루에 공부 몇 시간하냐고 물으면? 

학원가는 시간, 숙제하는 시간 말고 하지 않아도 되는 그 순간에 자발적으로 하는 혼공시간을 묻는 거다.

학원만 가도 중학교 올 A까지도 가능하겠지만, 고등학교 경쟁력은 혼공시간에 비례한다. 

 

6. 고입 전 갖춰야 할 두 가지?

1)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는 기본기

2)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인 루틴으로 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

 

7. 공부를 왜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공부보다 더 잘하는 거 있으면 그거 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르세라핌 김채원을 밀어내고 센터에 설 수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겠지.

공부 아닌 그 좁고 치열한 길... 야구 선수가 주전이 될 1%미만의 가능성이라면, 주식투자라면 안 해야겠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도전하는 건, 정말 그거 아니면 죽을 것 같고, 도전하지 않으면 삶 자체에 의미가 없는 절실함이 있기 때문이다.

미술하기 아까운 성적인 학생들이 이후 성과가 더 좋은 경우가 많았다. 공부를 해도 되는데 정말 미술 아니면 안 되겠으니까 하는 거다. 그 성실함과 역량과 절실함이 없다면, 단지 공부가 싫어서 도피하는 거다. 그런 학생중에는 미술학원조차 째는 경우도 많았다.

노력만큼 보상받을 확률이 가장 크니까 공부를 하는 거다. 납득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사소한 발걸음을 시작하자. 도달점은 절대 사소하지 않을 것이니.

 

8. 학습 습관이란? 

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에 하기로 선택하는 마음의 의지를 몸이 기억할 때까지 반복하는 것.

시험기간, 학원숙제가 아닐 때 책상에 앉겠다는 위대한 선택이 반복되어 애쓰지 않아도 책상에 자발적으로 앉게 된다면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났다.

 

9. 혼자하는 공부?

손흥민 감아차기를 시연하려면?

1년간 영상분석만 하면 안 되겠지. 

어떻게든 실패를 해야 한다. 헛발질과 무수한 실패의 경험 끝에 딱 감아차기가 되는 포인트를 알게 되고, 그걸 반복해서 몸에 익혀 실전에까지 활용하게 되는 거지.

실패를 두려워하면, 그렇게 혼자 하는 연습을 두려워하면 절대 진정한 학습의 과정으로 나아갈 수 없다. 수학 문제 혼자 풀기 두려워서 학원가서 선생님이 풀어주는 거 구경하고, 영어 해석해 주는 거 구경하는 것에서 그치는 거다.

 

10. 큰딸이 중학교 때 영어 50점 맞고 고등학교 가자마자 내신과 모의고사 100점 맞았던 이유는?

1)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부의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투 트랙으로 준비해야 한다. 중학교 내신과 고등학교 대비... 고등학교 대비는 내 수업시간과 영어멘토링, 채움수업에서 차차 보여줄 거다.

2) 아이러니하게도 모의고사를 고입 전에 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습도 없이 바로 무대에 설 수는 없는 것이니, 그저 내신과 모의고사를 잘 칠 준비를 했다. 바로 모의고사 풀면서 상상독해를 한 것이 아니라.

 

11. 플래너와 혼공

플래너를 안 쓰는 것은 혼공을 안 하기 때문이고, 혼공을 안 하니까 플래너를 안 쓰게 되는 거다. 혼공과 플래너의 존재 여부는 서로의 순환적 이유가 된다. 그러니 혼공을 하고 싶다면 무작정 플래너부터 써보는 거다. 혼공하지 못하는 좌절부터 기록해라. 일단 시작하여 문턱을 넘고 나면 신세계가 열리지만, 문턱을 넘지 못해도 몇 번의 시도와 좌절을 거칠수록 계속 문턱이 낮아질 거다.

 

12. 학원다니는 목표?

내 모든 수업과 코칭의 목표처럼 자립이어야 한다. 결국 학원을 그만두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거다. 혼자서 해낼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지. 

그러니 학원은 수준 맞게, 기본기 향상 초점을 두고, 자기주도성 늘 의식하면서 독립의 타이밍을 봐야 한다.

 

13. 그러나 오해하지 말 것은...

영어멘토링 학습코칭을 강요하는 것도, 청블리영어코스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학습방향의 중요성이라도 알게 되길...

출발점 인정 후 단계별, 수준별 학습, 그리고 각자의 속도를 스스로 먼저 존중해야 한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학습하는 습관으로 자기주도성 회복해야 하고.

물론 멘토링 안 하고 내 블로그에서 청블리코스 눈팅하듯 해도 된다. 작년 졸업여행 때 학생 한 명이 고백했다. 멘토링 안 하고 혼자 눈팅해서... 고2 모의고사도 다 맞는다고... 그래서 난 오히려 무한 축복을 해주었다. 

14. 활짝 열린 문

학년부장으로서도 모두에게 책임감을 더 느낀다. 쌤은 교무실 문 열자마자 바로 앞에 있으니, 언제든 찾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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