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교생실습 종료 이틀을 앞두고 공식적인 마지막 교생협의회로 모였다. 교생선생님들과 지도선생님들이 담당부장님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며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교생선생님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행복감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다.
그들의 행복한 기억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이 너무 영광스러웠다.
협의회 전에 지도교사도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해야 했고, 그걸 미리 직감했던 나는 말로 하면 쑥스러울 것 같아 미리 편지처럼 글을 써서 아침에 교생쌤들께 전달해 드렸다.
마치 교직원 연수를 유인물로 대체하듯이...
나의 사소한 한 마디 말이라도 하찮은 위로와 격려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교생쌤들께 드렸던 전체 메시지 전문...
2024년 우리 학교에 찬란한 흔적을 남겨주셨던 교생쌤들께
저는 잘생기거나 멋지지 않지만 늘 그저 <내 모습 이대로>의 결심을 합니다.
오래전 교생 첫인사할 때 상대적으로 키도, 비주얼도 열세인 것을 인증하는 아이들의 실망스러운 반응에 좌절했지만, 꿈을 걸고 모험을 하면서 상처를 극복했었습니다. 교생 기간 동안 진심과 사랑이면 된다는 것을 삶으로 배웠습니다. 노력으로 외모를 바꿀 수 없으니,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면서 굳이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모두를 진심으로 대하려 애썼고, 수업시간의 만남에 진심과 애정과 재미를 담아 내려 애썼다는 것만이 중요했습니다.
약점과 한계 인정이 오히려 강점에 집중하는 힘이 되었지요.
매일 점심 식사할 때 혼밥을 자처하는 제게 다가와 주신 국어과 교생쌤들, 영어과 옆으로 안 온다고 대놓고 투정 부리던 영어과 교생쌤...
충분히 저를 존중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학년 담임쌤들을 배신하고 스스로 왕따를 자처하는 위치에 있는 저에게 먼저 손을 내밀 듯 다가와 주시는 따뜻한 선생님의 존재를 교생쌤들로부터 느꼈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교육에서 사소한 것은 없는 거였습니다. 한마디 말이, 하나의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아이들에게 전해질 엄청난 교육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면서, 사소한 것에도 진심을 담으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아리 수업을 준비하셨던 영어쌤들은 물론, 동아리 참관하러 오셨다가 갑작스러운 부탁에도 아이들 앞에 서는 걸 오히려 기뻐하셨던 교생쌤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감동했습니다. 선생님들 모두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줄 준비가 이미 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교사는 학생의 과거와 미래까지 함께 바라봅니다.
그 몸에 밴 습관으로 저는 여러 교생쌤들의 지금 모습에서 미래의 모습까지 함께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쌤들은 대부분 어떻게든 어떤 모습으로든 아이들 앞에 서실 거니까...
임용 통과한다고 아이들과 시한부 만남이 연장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영원 같은 현재의 순간에... 임용 통과하기 전의 기간제 교사, 학원 교사의 모습으로라도 아이들을 만날 기회를 가질 것이니...
간절한 꿈의 행진을 멈추지 마시길, 매 순간 행복 걸음을 누리시면서 성장하시길...
작년에 제 강연을 두 번이나 듣고 이번에 교생쌤으로 저를 만난 신기한 인연의 선생님이 그때 들으셨던 저의 티칭과 코칭 모토를 달력에 적어 두셨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도 이런 문구가 삶으로 기억되길 소망합니다.
과정은 행복할 만큼만... 결과는 어쩌다 보니...
그리고 이후 만나는 누구라도 사랑과 성장의 의지와 진심이 담긴 이런 말을 주고받는 축복을 누리시길 기대하고 응원합니다.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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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명함은 이후 친한 척해도 된다는 자발적 개인정보 유출이었습니다. 적절히 활용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