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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Jun 14. 2024

학부모 강연에서 힐링을 주고받다

이번에는 지난주 학생 영어학습법 강의 갔었던 학교 인근 학교의 학부모 강연이었다.

나를 초대한 선배쌤과 교감쌤은 시작 전 인원이 적을 것을 우려하셨고, 실망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한 분, 한 분씩 들어오실 때마다 감사와 기대의 마음으로 가득 찼다.

엄마와 함께 온 학생도 둘이나 있어서 더 반가웠다.

소심하고 내향적인 내가 행사 주최자처럼 환영 같은 인사를 드리고 있었다.



5월 대구 학부모 강연 성공의 기억도 강의가 다가올수록 겸손해지는 마음을 막을 수 없었고, 그 겸손해진 마음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강의를 맞았다.



강의가 시작되자 환대 같은 몰입을 보여주셨고, 어머님들은 참지 않는 웃음으로 강의에 화답하셨다.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자녀를 위해 이 자리를 지키시는 것 자체가 자녀 사랑의 증거이며 이미 그 사랑이 충분히 검증된 것이니, 더 애쓰지 않으셔도, 이미 존재만으로 자녀에게 큰 힘과 격려와 위로의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칭찬 드리고, 사례를 통해 강조했다. 눈물을 닦는 분도 계셨다ㅠㅠ. 

자녀의 고생을 현실로 느낄수록 눈물도 더 짙어지는 듯했다.

나의 강의가 정보전달만이 아니라 힐링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기도의 응답 같아 감사했다.

오히려 그 힐링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단, 아무리 강의가 좋았어도 준비 안된 아이에게 내용을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내 강의도 자기주도학습과 행복교육의 중요한 원리 외에도 부모님들을 향한 위로와 부모로서의 다정한 무관심 같은 시선의 방향을 많이 담았던 것 같다.

학교의 특성상 대입수시전형에 영어로 수능최저 맞춰야 하는 현실적인 방향과 무료로 활용 가능한 내 영어 코스도 선물처럼 알려드렸다.



중간에 10분 정도 쉬고는 거의 2시간을 가득 채웠는데 모든 분들의 몰입도가 엄청났다. 난 그 시간 동안 빈틈없이 행복했다.

쉬는 시간에도 중간에 위급하신 분 개별적으로 질문하시라고 하니 두 분의 어머님께서 그 시간을 의미 있게 가득 채워주셨다.



강의 시작 전 교감쌤도 나를 한껏 칭찬해 주셨고, 초대하신 선배쌤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영어 1타 강사 역할을 하는 공교육교사라며 나를 치켜올려주셨다. 

소개 직후 어머님들께 "두 분 선생님들께서 저를 너무 띄워주셨는데, 모두 사실입니다"라고 겸손의 미덕 따위는 던져버렸다. 그때 빵 터진 웃음이 이후 강의의 분위기를 예고하는 듯했다. 그 웃음 덕분에 더 편하게 진행이 가능했다.

유머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에서 시작된다. 



강의를 잘 마치고, 학생을 동반한 어머님들의 개인적인 질문까지 받은 후...

나를 초대하신 선배쌤의 차를 타고 함께 퇴근했다.

선배님께, 2월에 교사 워크샵에서 뵈었을 때의 환대부터, 이후 학부모강의 초대, 그리고 학부모강의 마무리까지 모든 순간에 나에 대한 무한 신뢰에 감동했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선배님은 그 감사는 오히려 자신의 몫이라고 하셨다. 학부모 교육 중에 이렇게 몰입하는 경우는 없었을 거라 하시면서 칭찬과 격려도 잊지 않으셨다.



좋은 이야기를 듣고 이해를 했더라고, 자녀를 납득시키는 건 또 다른 이야기이고, 혹 자녀가 납득되었더라도 컨설팅이나 코칭 없이 지속적으로 하는 것도 또 다른 레벨인 것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선배님은 내게 퇴직하고는 좀 늦을 것 같으니, 명퇴하고 학습컨설팅으로 창업을 할 것을 권해주시기도 했다. 대면이 아닌 비대면이라도 수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진심을 담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리고 분명 어머님들 사이에 소문이 돌 거고, 아이들을 위한 강의도 열어달라는 학교에 공식 요청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그런 요청이 없어도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부탁할 수도 있다고 멀지 않은 후일을 기약하셨다.



어머님들께는 정보를 얻으려는 노력과 아이들을 위한 애씀이 물론 중요하고, 보상받을 때도 많지만, 혹 자신의 욕심이나 속상함이 아이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아이들 앞에서 말씀하시는 매 순간 "잠시 멈춤"을 실현하시고...

오히려 뭔가를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미션일 것인데, 그 어려운 미션을 이루도록 의식적으로 애쓰셔야 한다고 당부드렸다. 어머님들의 생각보다 빨리 자립하게 될 아이들과의 지금 단 한 하나의 교감과 행복의 순간을 놓치지 않게 소통에 더 마음을 쓰시는 것이 후회를 남기지 않을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걸... 곧 알게 되실 날이 올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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