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의 연결(Feat. 수석쌤과의 소통)

by 청블리쌤

귀한 책을 선물해 주신 수석쌤께...

책을 인용하며 내 생각을 정리한 6편의 글을 모아서 감사의 마음으로 헌정했다.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576236880

수석쌤은 그 긴 글을 다 읽어보시고는 이렇게 답변을 주셨다.


총 6편의 글 잘 읽었습니다.

와~ 대단하십니다.

이 책을 또 이렇게 정리하시네요.

쉽지 않으셨을 텐데,

얼마나 열심히 읽으셨을지 느껴집니다.


여기서도 특유의 책임감(?)이 드러납니다.

그냥 한 꼭지로 하셔도 됐을 텐데

6편의 글로 엮으시다니,

책의 무거움도 있었겠지만,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선생님의 삶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명료하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블로그의 모든 글에는 선생님 문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요.

6편의 글에서도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문제의식과

책으로 이를 해석하려는 것이 잘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책은 마음의 거울’이란 표현이

무슨 말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지, 책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거울이 표면을 비춘다면,

책은 내면을 비추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대학원 공부하기 전에는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론을 불신했습니다.

현장과의 괴리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 배운 이론은 현장에 쓸모가 없었고,

온몸으로 다시 배워야 했습니다.

이론은 이론이고, 실천은 실천이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론을 모르고 있었다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이론을 무시했던 거죠.


지금은 이론과 실천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수석교사인 제 역할이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거로 생각합니다.

대학의 이론과 현장의 실천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관심사입니다.


실천을 개념화한 것이 이론이고,

이론을 경험화한 것이 실천이라고 생각하여,

수업 실천을 계속 갈고닦아서 체계화하면 이것이 수업 이론이 될 수 있고,

수업 이론을 내 맥락에 맞게 행동화하면 그것이 수업 기술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석교사는 이런 수업 이론과 수업 기술을 매개로 선생님들과 소통하고요.

ㅎㅎ 뭔가 거창한 이야길 한 것 같네요.


앞으로 좋은 책이 있어도

선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ㅎㅎ

이렇게 무겁게 보답하시니 부담이 큽니다.^^


좋은 책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이 책을 또 읽을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가지고 함께 대화하고 싶습니다.

부담되시겠지만, 가능하겠죠? ㅎㅎ

날씨는 꿉꿉하지만, 선선하여 책 읽기 좋은 날입니다.

전 제 마음을 보러 갑니다. ㅎㅎ


놀라웠다. 짧은 시간에 글을 다 읽으시고 이런 깊은 답변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읽기와 쓰기가 삶으로 새겨지지 않으면 가능치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글과 상황에 대한 분석력에도 감탄했다.

삶을 투영해서 책을 해석한 글과 평소 블로그 글에서 내용과 형식에 나만의 문법이 있는 것 같다는 통찰력 담긴 반응에 소름이 돋기도 했다. 나도 모르는 글쓰기 영업 비밀(?)을 들킨 느낌마저 들었다.


바로 이렇게 답변드렸다.


전체 내용을 다 정리하기엔 저작권도 있었지만... 당장이라도 제 마음을 크게 울렸던 부분을 그 감동과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고 다른 분들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 출발점은 선생님이시지만 저를 통해서 다른 분들도 함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공적 글쓰기 플랫폼의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어떤 분은 책을 구입하셨다는 댓글도 남겨주셨습니다.



이런 답글에도 선생님의 깊이와 마음이 흘러넘치는 것 같아요. 멈춤과 생각이 필요한 글이었습니다.

‘책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도 바로 와닿았습니다. 자신의 삶을 비춰보는 것이기도 하겠죠.

후배쌤 한 분이 제 글을 보고 자신의 학교 저경력교사들에게 이 책을 구입해 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으셔서 좋은 책이긴 하지만 삶과 경험으로 교육을 바라볼 수 있을 때쯤 보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거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실천을 개념화한 것이 이론이고,

이론을 경험화한 것이 실천이라면...


저경력쌤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갓 배운 이론을 경험화하는 단계와 다시 이론으로 이어지는 세월의 숙성과정이 필요할 거라는 제 생각이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책의 모든 분야를 동일한 감동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저의 편협함을 들킨 느낌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도전이 되었고, 새로운 시각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책에서 읽은 내용을 수업시간에 제 말인 것처럼 학생들에게도 인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제가 하던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벌써 저의 말에 힘이 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게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이론과 실천이 맞닿는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수석교사의 역할의 재정의... 이런 정의는 처음입니다.

역시 선생님은 명확한 교육철학과 삶의 실천으로 수석교사 역할을 감당하고 계셨군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더 분명하게 다가와서 응원의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이론과 실천의 맥락연결자, 수업의 이상을 구현하는 수업기술의 맥락 연결자... 자신만의 세계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교사들간 소통 연결자..

수석교사 ***쌤,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마음을 보러 가시는 중에 답변이 방해가 되지 않았기를 바라며...

글이 너무 좋아서 제 블로그에 거의 그대로 인용해도 될지요...

불편하시면 글 올리기 전에 말려주세요.

혹 원하시면 선생님 실명도 언급할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선생님의 영향력을 기대하며 바랄 수 있게요...



쌤은 이렇게 답장을 주셨다.


이것

모르는 사람이 보면

둘이 사귀냐고 하겠네요.

무슨 메시지가 이리 기냐고. ㅎㅎ


블로그에

언급해 주시면 영광이죠.

단 실명 빼고요.

이유는 역시나 두려움입니다.^^


언젠가

이 책을 읽으며

쌤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질 때,

강하게 두드리겠습니다.


근데, 혹시나

저에게 보내신 글을

폰으로 타이핑하셨나요?

갑자기 궁금해짐 ㅎㅎ



나의 답변...

ㅋㅋ 그러게요 장문의 톡을 이렇게 주고받다니요ㅋㅋㅋ

블로그 인용 허락 감사합니다. 실은 저도 블로그에서 제 실명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과한 욕심이었습니다ㅎㅎ 두려움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톡 답장은 한글에 타이핑해서 복사해 넣었습니다^^ 지금은 톡 창에 바로 입력 중입니다.. 언제든 또 연락 주세요..


ㅋㅋ 남자들끼리 주고받는 메시지여서 가능한 농담이었지만... 교육에 관련된 이야기라서 길고 진지한 이야기가 가능했던 것 같다.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성장하며 맥락연결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시는 선생님은 나의 삶과 다른 이들의 삶을 연결하여 맥락을 갖게 하는 역할도 하셨다.


여간해서는 나만의 공간을 벗어나서 나서지 않는 내가 강연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이끌어내 준 분이기도 하고, 3년 연속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bring out the best in me" 하도록 해준 은인이기도 하다.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하며 최상의 것을 스스로 끌어내어 성장하도록 돕는 변함없는 믿음...

그 체험은 내가 학생들을 만날 때에도 큰 힘이 되었다.


교사는 학생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꺼번에 본다.

있는 모습 그대로 학생들의 과거를 존중하고, 잠재성이 아직 발휘되지 않은 미래를 함께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 학생 스스로 최고의 것을 끌어내도록 돕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모든 교사들이 이론 없는 실천으로 인해 공허함에 이르지 않게 함께 끝없이 배우고 성장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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