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비 사교육 영향력(Feat. 수능 해킹)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
문호진,단요 저 / 창비
2024년 06월 24일
좋은 책을 만났다.
저자는 놀랍게도 교육전문가가 아니었다. 의사와 소설가였다.
그러나 대학시절 수능 콘텐츠를 만들던 집필진의 경험을 살려서 그 맥락에서 쌓아 올린 리서치의 정확성과 방대한 수능에 대한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 이미 그들은 대기업 같은 대형 학원이나 출판사를 능가했던 수능 대비 모의고사 문항을 만들어 공저자가 된 존재감을 책에서도 드러냈다.
수능 콘텐츠를 만드는 내부자의 이야기라서 입장은 좀 달랐지만, 그들의 이야기와 내가 교육해 온 체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 한다.
<현실을 외면한 개혁.. 혼란의 시작>
저자는 실질적인 현실 외면한 연구를 통한 개혁 시도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며, 개악과 실패의 역사의 반복일 뿐이라고, 진정한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경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의 개혁 시도, 특히 입시와 사교육 대책 등은 그 의도와는 다르게 수험생들에게 더 큰 혼란과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아 달라는 여론에도, 그들도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하니 개혁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개혁의 부작용... 수능시험의 진화>
1993년까지의 학력고사가 1994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뀌었다.
학력고사 시절에는 지엽적인 암기만으로도 고득점 가능했고, 사고력이나 분석력도 크게 필요 없었다.
수능은 사고력을 묻는 문제라고는 하지만, 그래서 학력고사에서 패러다임이 옮겨진 것은 확실하지만...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해야 하는 제한을 지키면서 변별을 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출제원리가 생성되었는데... 그걸 분석하여 컨텐츠에 반영하는 방식이 축적되어 수능 대비 영향력이 사교육 영역으로 점차 옮겨지게 되었다.
저자는 수능처럼 문제유형이 표준화되면 전형성과 예측 가능성이 올라가며, 시험지로부터 출제원리를 추론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문제 해결 지침에 숙달함으로써 복잡한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지적하며, 그런 과정을 "수능 해킹"이라고 칭했다.
<수능의 퍼즐화, 수능 대비 사고의 외주화>
점점 더 치열해지는 상위권 변별을 위해 수능이 기형적 고난도 문제를 필연적으로 포함하게 되고, 목적 없는 추리, 형식만이 존재하는 추리 등의 퍼즐식 사고와 같은 훈련으로 문제에 접근할 것이 강요되는 상황이 되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이를 수능 문제 퍼즐화라고 표현하고, 이런 훈련을 사교육을 통해서 익혀야 하는 현상을 사고의 외주화라고 표현한다. 사교육에서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규격화된 형태로 제공한다는 것이며 대량의 실전모의고사가 그 핵심이다. 사고의 외주화와 경험을 기반한 문제 풀이로 체화하지 않으면 수능에서 고득점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개념만으로 논리적으로 천천히 접근하는 풀이는 비효율적으로 여겨지고 경험에 기반한 풀이의 축적이 대세가 된 것이다. 수능 변별의 핵심 중 하나는 타임어택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스스로 개념을 익히고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정리하는 과정이 정상적인 것임에도, N제 모의고사나 실전모의고사 등으로 양치기를 하며 익숙함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수능 대비의 트렌드가 되었다.
고3 담임을 한 적이 오래되었지만, 딸들의 입시를 몇 년간 함께 겪으면서 저자의 관찰력과 통찰력, 그리고 상황을 정의하고 묘사하는 용어의 정확성에 놀랐다.
<출판 - 대형 학원 - 인강 - 컨텐츠 중심>
1991년까지는 사교육 금지의 영향으로 출판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수학의 정석>, <성문종합영어>가 대입시험 대비의 바이블인 시절이 있었다.
수능 대비에서는 90년대 초반 종로학원에서 90년대 후반 대성학원으로 넘어갔고, 90년대부터 스타강사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후 인터넷강의로 재편성되었다.
<수능영어 절대평가에도 줄지 않은 사교육>
사교육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정책으로 2018학년도부터 수능영어절대평가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사교육 규모가 국어, 수학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오히려 더 심화되었다. 게다가 영어에 대한 사교육 수요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도 만만하지 않은 데다가 영어내신은 여전히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사실 학원은 수능 대비보다 내신대비 시장이 더 크다.
영어는 소득격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영역이다. 절대평가가 된 지금도 교육특구에서의 사교육에 의한 영어축적력이 수능 영어 1등급에 결정적인 요인이다.
절대평가 수능 1등급이 2024학년도에 4%대까지 줄긴 했어도 1, 2등급의 기회가 비교육특구로 넓어진 것은 그나마 기회균등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지점이긴 하다. 그러나 여전히 영어 축적이 덜 된 비교육특구 학생들에게 수능 영어 1, 2등급의 문턱은 높다.
<수능 탐구영역 축소의 부작용>
탐구영역 4과목 선택이 당연한 시절이 있었는데, 교육부에서 수험생 부담을 줄여준다고 2과목으로 축소하고 나서는 오히려 수험생의 부담이 훨씬 더 커졌다. 4과목까지 응시하더라도 대학에서 2과목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주력 과목 외의 2과목은 백업으로 응시에 의미를 두는 거였어서 서로 주력 과목에 어느 정도 등급을 깔아주니 노력한 것만큼 1,2등급을 받을 수 있었는데...
탐구 2과목 선택으로 백업 과목 사라지고 모두가 모집단이 절반으로 줄어든 2과목에만 다 몰입하게 되니 그 적은 인원에서 변별을 위한 고난도 문제의 출현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특히 메디컬을 비롯한 상위권이 대거 포진한 과학탐구는 그야말로 지옥 같은 경쟁을 견뎌야 한다.
변별 요인으로 시간 내 해결 불가한 문제가 등장했다. 대학의 높은 지식으로 연계되지 않는 그저 문제풀이를 위한 출제 방향으로 전환되어 갔다. 그리고 그에 맞춘 컨텐츠와 강의 구성은 공교육에서는 커버가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원리 중심의 기본기와 핵심만으로 1,2 등급을 커버하기에는 공교육에서 주어진 수업시수가 너무 적고, 선택과목에 따른 맞춤식 수업이 어려웠다.
과열된 경쟁으로 학생들의 공부량이 늘면 동점자가 속출하면서 등급 블랭크가 생길 수 있으니 킬러 문항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
탐구영역 응시 축소는 표면적으로는 부담이 줄었지만, 수험생들의 부담은 오히려 상상 이상으로 깊어졌다.
교육을 표면으로 보면서 현실로 체험하지 않은 정책이 가져온 고통의 사례다.
<킬러문제 배제 지시로도 변함없는 수능 난이도>
2023년 킬러문항 배제 이슈로 인해 표면적이고 외적인 조건만 충족시켰을 뿐, 출제방향을 바꾸며 여전히 변별도를 유지해야 했다. 킬러문제 배제가 변별의 포기는 아니어야 시험의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함이 사교육에 더 의지해야 하는 의도하지 않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오히려 경쟁을 더 부추기는 정책과 상황, 그럼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의대 광풍에서 수능 난이도는 식을 줄 몰랐다.
<시대인재학원 등장의 배경>
이런 상황에 대학생 저자들의 활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의 원조이자 대명사인 오르비 커뮤니티가 등용문이 되어 수능형 문제 컨텐츠에 기여하게 된 것이다. 특히 수학 시장이 무한대였다. 대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만들어 올리는 엄청난 숫자의 문제 중 양질의 문제만 채택이 되어도 대형 출판사나 학원보다 훨씬 더 유리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자생적으로 생성이 된 것이다.
교사나 강사의 경험은 없지만 수능을 여러 번 체험하면서 수능출제 원리에 능통해진 나름의 경험치가 쌓여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대형 출판사의 제한된 인력풀보다, 소위 외로운 전문가들보다 생생한 문제가 출제 가능할 수 있었다.
대성학원을 넘어서고 오르비 커뮤니티의 성장 한계를 넘어선 "시대인재학원"의 등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킬러문항 배제 지시 후 학원은 집중조사를 받았고, 현직교사들도 학원과 연계해서 문항 제작해서 올린 수익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2023년 6월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이슈는 시행되기도 전에 많은 수험생들과 교육 관련자들의 우려를 낳았다. 킬러문항은 교육 범위 바깥에서 출제되어 사교육 없이는 풀 수 없는 문제를 지칭했지만, 수능출제 내용은 고교 교육과정에 토대를 두고 있었다. 다만 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제 풀이 요령이 과도하게 강조되며 시험의 퍼즐화가 진행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고난도 퍼즐의 해법을 숙달하고 체화하기 위해 출제원리를 공유하는 실전모의고사가 필요해진 것이다.
그래서 수능은 원리와 개념을 출발점으로 하는 것은 맞지만, 대략 그쯤에서 머문 수험생들은 고득점을 맞기가 어려운 시스템으로 전환되어 갔다.
<컨테츠형 수능 대비의 본격화>
N제, 실전모의고사 등의 수능 콘텐츠는 수능과 평가원모의고사 출제원리에 가장 근접한 양질의 문제로 체득하게 하는 시스템이며 엄청난 시장을 형성했다.
대학생들이나 수험생들의 아마추어의 합은 전문 출판보다 더 생생하고 효율이 높다. 아마추어들의 출제 문항 중 괜찮은 것만 수집해도 엄청난 분량 확보할 수 있고, 시급도 안 되는 비용만 발생하므로 학원은 저비용 고효율, 고수익이 보장된다. 십시일반으로 자신의 영역에서 기여하는 것이므로 수입이 많지 않아도 대학생들은 팬덤에 속한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물론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보장받는 것은 아니고 강사로 올라서기도 거의 불가능한 구조이므로 소비되듯 기여하다가 사라지는 순환을 거치고 있는 비극은 필연이다.
이런 현상에 편승해서 인강 패스보다 강사들의 컨텐츠가 더 높은 가격과 가치를 지닌다. 수강료보다 더 큰 수익원이기도 하다.
스타강사들은 인강수강자에게만 독점적으로 컨텐츠를 공급하지 않는다. 더 큰 시장에 내놓지 않을 이가 없는 것이다.
아예 수능 컨텐츠로 구성된 N제와 실전모의고사로 스타강사들이 수업을 하기도 한다.
국어의 이감모의고사, 상상 모의고사나, 수학 이해원 N제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인강 덕분에 교육격차 해결?>
저자는 인강 덕분에 교육격차 해결한다는 이론에 회의적이다.
제대로 된 배움에는 피드백이 필요하다. 맞춤식이 아닌 일방적인 인강만으로 제대로 된 배움이 일어나지 않고 흉내만 내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의외로 대치동 학원비가 지방의 학원비보다 비싸지 않다. 많은 학생들이 몰리고, 인강과 수능 콘텐츠와 연계되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이기도 하다. 오히려 지방은 그런 컨텐츠와 강의력 뒷받침이 없으니 가격 대비 더 비싸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기를 쓰고 대치동에 몰리는 현상이 유지된다.
지방은 대구 수성구 등을 제외하고는 내신대비 위주로 학원이 재편성되고 있다.
2000년대 수능과 2020년대 수능이 다른 만큼 인강 또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 지방은 이변화를 감지하고 인프라를 형성하기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수능 1등급의 비율이 서울의 특정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2020년대 수능 출제 및 대비 방향>
개념과 기본기로 출발하는 건 당연하지만 1, 2등급의 영역은 출제 코드를 명확하게 알고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독학만으로 힘드니 밀착 피드백 등의 코칭이 있어야 가능한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기본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영어에 비해, 수학은 특히 더 그런 환경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특히 이과 수학은 더욱 그러하다.
국어도 지문 자체를 너무 어렵게 할 수 없고, 지문의 글자 수가 1,500차 정도로 제한되는 상황에서 재서술의 빈도가 극히 낮아지는 압축 집약적으로 낯선 소재의 글을 나열하고 있다. 난해한 글을 읽는 까다로움이라기보다 수리논리학 면제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정합적인 모델을 구축하는 까다로움을 지닌 비문학 독서 지문에 논리적인 선지 구성 등과 출제 포인트를 접목하여 퍼즐 맞추듯이 답을 끌어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14년 이전에 독서의 양만으로 언어 성적이 잘 나오는 시절과는 2020년 수능은 완전히 달라졌다.
수능에 특화된 컨텐츠나 분석 강의가 없이 국어, 수학을 대비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탐구영역도 특히 과탐영역도 그런 경향을 보인다.
평가원은 문제의 퀄리티가 아니라 평균의 높낮이, 등급 변별의 문제점 등이 있을 때마다 사과하면서 어떻게든 수치를 맞추려는데 초점을 두고 있어서.. 수능 자체는 이상적인 시험 방향이 아닌 것이 확실하고 N수생의 유입으로 변별을 안 할 수가 없어 문제 수준이 자꾸 극강이 된다. 특히 의대 변별 문제는 포기하고 잘 찍는 것이 트렌드가 될 정도다.
2020년 수능 대비는 문제 풀이 위주 학습이 보편화되었고, 원리를 깨치는 쪽이 아니라 패턴을 체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기본원리를 익히는 만능 마스터키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100개의 다른 열쇠를 가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저자는 비유한다.
학생들은 수학 문제 읽는 훈련이 안 되어 있고, 이미 문제 유형 리스트가 만들어져 있으니 분류하는 능력만 커지고 있다. 수학 유형 분류 양치기라고 부를 만하다. 그런데 그것도 어느 정도 기본 개념과 역량이 쌓인 학생들이 감당할 수준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기본기 없이 암기하는 상황만 흉내 내고 있으니 학생들의 고통과 고통에 반비례하는 듯한 성적의 아픔이 가중된다.
<수능 난이도 유지와 계속되는 사교육 영향력>
수시 확대가 당장 수능 필요 인원을 줄였지만 이내 정시를 노리는 수능의 폭발적 수요로 이어졌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가 필요 없는 학생조차 수능 응시에서 빠져나가서 등급이 더 치열해지고, 의대를 진학하려는 N수생의 유입은 더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과탐 난이도는 완전 극강이다. 사탐런까지 유행이 된 2024년부터는 더욱더 그렇다.
메디컬 등 최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는 문제를 내려면 시간 내 해결하지 못할 복잡한 문제가 출제되어야 하는 분위기인데 수능 콘텐츠로 체화시키고 속도를 높인 학생들이 유리해진다.
원리로 시작하더라도 그런 마감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1, 2등급은 절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고3 현역은 이전보다 수능의 모든 과목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어내기가 훨씬 더 힘들어졌다.
그에 따라 사교육 고도화되었고, 사교육 필요성도 증대하고 있다는 인식이 더 팽창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능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3이나 N수생이 되면 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이투스 등의 인강패스가 수능 대비 커리큘럼의 표준이 되고 있다. 무제한으로 전 과목을 다 수강할 수 있는 걸 고려하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인강을 제공하고 명문대 합격 시 패스 비용을 환불해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인강교재와 N제, 실전모의고사 등의 교재값이 실제적인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에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풀커리를 타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많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준다. 그 혼란은 수강과정에서도 겪지만, 충분히 노력했는데도 보상받지 못한 수능성적으로도 느낀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인강평을 듣고 인강강사 선택이 입시결과를 좌우할 것처럼 선택을 고민한다.
실제로 많은 도움을 얻을 수는 있지만, 주도성을 놓지 않고 스스로 익히고 배우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보조적인 역할이어야 하는데, 많은 수험생들이 완강 자체가 성적 향상이라는 공식을 맹신하려는 것 같다.
요즘 수능이 기출문제는 물론 수능형 콘텐츠인 N제, 실전모의고사로 출제경향 맞게 양질의 문제를 체득하는 과정이 필수과정이 되었지만...
많은 학생들이 기본원리나 개념을 먼저 익히지 않고 충분한 기본기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만 푸는 것이 문제다.
소위 변별을 위한 문제까지 도전하여 고득점을 노리지 않은 현실적인 목표가 있다면, 오히려 자신만의 수준과 역량으로 개념부터 도전하면서 기출문제까지만 진행해도 어느 정도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의대나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소위 킬러문항을 안 풀어도 일정 수준의 이상의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최근의 수능이 아닌 시절에 실전모의고사는 수능유형컨텐츠를 체득하는 과정이라기보다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단순한 목적이었다.
지금 수능 대비의 과정은 메디컬을 비롯한 상위 명문대에 진입하려는 극상위권 학생들에 의해 과열되고 있고, 그럴 준비가 되지 않은 많은 학생들의 동참으로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렇게 공부량이 많아지고 출제경향에 맞춘 대비가 더 이뤄질수록 수능 변별을 유지하기 위한 고난도 문제는 여전히 위력을 떨칠 것이다.
이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2028년 대입개편안은 변수가 될 것이다. 탐구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수학도 문과수학으로 모두가 응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3 학생들은 수능공부를 안 할 수 없지만 당장 내신 성적이 마음에 안 들어도 최선을 다해 내신관리와 생기부 관리를 해두어야 혹 수능 최저를 못 맞추더라도 그 내신으로 수월하게 수시 재수나 반수가 가능하다.
어떤 변화에서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냉정한 출발점에서 기본기와 원리에 충실한 학습을 하는 데까지 하는 것이다. 그게 학습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