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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소리 지르고 싶어요

내 속의 감정이 터져버릴것 같아요

요즘 몇일동안 내안의 감정들이 어찌할수 없을만큼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애써 외면하고 마주하려 하지 않았던 현실에 대한 힘든 감정들이 저를 죽일듯이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실수와 잘못들이 모두 기억나면서 제가 초라해 보이고 바보같이 보여서 마음이 참 힘들었습니다. 


전에는 감정이 힘들때면 산을 갔습니다. 지금도 산에는 자주 갑니다. 산에가서 걷다보면 삶의 걱정과 시름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삶의 근본적인 문제에 다가서지는 못했습니다. 어려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은것은 맞지만, 삶의 방향을 바꾸어줄 무엇인가가 부족했습니다. 


요즘은 과거의 실수들과 잘못들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그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는 후회와 자책이 넘쳐옵니다. 사람들에게 나의 상황을 더 이야기 하고 이해를 구했을 수도 있는데, 그러한 작업을 하나도 하지 않고 그냥 단답형의 답만을 했었던 나의 어리석음이 자꾸 저를 괴롭게 합니다. 나를 이해하지 못할것이라는 생각에 저의 마음속에 있는 걱정이나 근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과거의 일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시워해지지 않습니다. 답답하기만 할뿐입니다. 그럴때는 소리를 한번 냅다 질러봅니다. 아파트에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수도 있지만 소리라도 안지르면 미칠것 같아서 소리를 한번 질러봅니다. 그리고 나서도 또 정서적 충격이 오면 한번 참아봅니다. 참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많이 아픕니다. 너무 아픕니다.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과 사람들과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합니다. 요즘은 제가 힘들때 도움을 요청합니다. 가깝고 저를 잘 아시는 분들에게 연락을 해봅니다. 그리고 마음의 어려움들을 이야기 합니다. 물론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변에 저의 마음을 털어놓고 같이 이야기 할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이불킥을 하고 소리를 질러도 해결이 안될때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해봅니다. 아내와도 이야기를 합니다. 그동안은 혼자만의 세계에 담아두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합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구체적이지 않았던 마음의 고통이 명확해집니다. 형체가 없던 감정들이 언어를 통해서 구체화되고 공감받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이름없던 감정의 덩어리들이

언어를 만나서 구체화되고

언어를 만나서 공감받고

언어를 만나서 타인에게 전달됩니다.


이유를 알수 없던 고통들이

언어를 만나서 구체화되고

언어를 만나서 이해되고

언어를 만나서 타인에게 전달됩니다.


앞으로 이 감정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을 해보아야겠습니다. 

쉽지 않은 작업들이지만, 살기 위해서는 꼭 해야만 하는 작업입니다. 

이제 감정에서 도망가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아니 도망갈수 없습니다. 

감정들을 한겹한겹 펼치면 그곳에 저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삶의 기억들이 모두 감정에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 기억들을 새롭게 보면서 저의 삶을 새롭게 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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