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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면하는 시간

현실을 마주하고 직면하는 시간

어린시절 애착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 중에서 회피애착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과 관계맺는 것을 회피합니다. 관계를 회피하게 되면 인간관계를 경험할 기회를 박탈당합니다. 결국은 진정한 인간관계를 통해서 세상을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환상의 세계를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현실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상속의 세계에서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그러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상속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다르게 되면 그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잘못되어 있다고 보고 투쟁을 하거나, 분노하거나, 숨어버립니다. 물론 상상속의 세계가 이상적이고 건강한 것이라면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는 건강하지 않은 세계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한 상상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인생의 위기의 순간을 맞이할때 자신이 살던 상상의 세계에서 나와서 현실의 세계를 마주할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평생 자신의 상상속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상상속에서 살아가다가 삶을 마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자신의 삶을 유지할수 없을만큼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질병으로 삶을 마감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느 순간에는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됩니다. 이 순간이 현실을 직면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은 고통과 놀람의 시간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이러한 현실을 직면하는 시간이 서서히 진행되었습니다. 먼저는 사람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과 감정적 오해들이 하나씩 하나씩 제거되면서 사람들을 감정적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게되는 상황이 먼저 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에 대한 시각을 회복하면서 세상과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저는 엄청난 충격을 경험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잘못된 감정적 반응으로 인해서 힘든 삶을 살았는지, 얼마나 삶을 낭비했는지,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을 했는지를 알게되면서 후회하고 슬퍼하고 괴로워 했습니다. 커리어 측면에서도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는지를 알게 되면서 죽고싶을 만큼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 억울했던 것은 그러한 모든 상황에서도 결국은 상처를 받은 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상황이 너무나 슬펐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책임을 지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결국은 제가 결정을 한 것이니까요. 만약 제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기회가 있다면, 이러한 현실을 가능한 빨리 직시하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에게도 이야기를 해주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그 소리에 반응하는지를 몰랐습니다. 누군가는 애착트라우마에 빠진 사람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야기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도움의 말을 따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도 계속 새롭게 느껴지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너무나 밉고 괴로운 감정이 떠올라서 밤에 잠을 자지 못합니다. 이러한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죽음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 가운데에서도 새로운 대안이 한두개씩 떠오릅니다. 적어도 죽음 이외에 대안이 있다는 것을 하나씩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고통과 마주해야 하고 견뎌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작업니다. 그동안 마주하지 않았던 현실을 한꺼번에 다 마주해야 하는 것이 고통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제라도 할수 있는 것을 감사합니다. 이또한 지나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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