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정이 몸에서 균형을 맞출때
요즘 지속적으로 이성과 정서에 대해서 탐구를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몇번의 중요한 선택을 할 상황이 있었는데, 이성적인 충분한 고려 없이 결정을 내렸었는데 정서적으로는 굉장한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성적인 면에서 제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모자란 선택을 해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감정적으로는 저의 이성이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항들을 최근에 인식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결국 이성과 정서의 높은 불일치가 해소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몇번의 상황을 경험했는데, 요즘 정서적인 성숙과 이성적인 이해가 확장되면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사항을 이해하고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왜 나의 정서가 그렇게 과거에 힘들었었는지에 대해서 뼈져리게 이성적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직장 상사들이 좋은 기회를 준 것인데, 트라우마의 생각에 갖혀있던 저는 직장 상사들이 저를 괴롭히려고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좋은 기회가 왔는데 잡지 못했던 것이었죠. 정말이지 제가 미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저에게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고통의 시간을 받아들이고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인정한다는 것은 쉬운작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몇주가 지나가자 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분노와 수치심은 약간씩 약해졌습니다. 결국 고통의 시간을 참아내면서 이성과 감정이 균형을 맞춘 것입니다.
요즘은 저의 삶의 모든 면에서 이성과 감정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이성의 인식을 위해서는 감정의 인식을 제대로 마주해야 하고, 감정의 인식을 위해서는 또 이성의 인식을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면서 서서히 균형이 맞지 않았던 이성과 감정이 수준을 맞추어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성과 감정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한 사람들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플라톤이나 칸트등(http://www.cambridgeblog.org/2019/02/what-is-the-relationship-between-reason-and-emotion/) 도 이성과 감정의 연관관계에 대해서 언급을 했으며, 신학 학자였던 토마스 아퀴나스도 (https://philosophynow.org/issues/144/Reason_and_Emotion) 이러한 내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실 저는 저의 개인적인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면서 이성과 감정의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성과 감정의 수준이 많이 차이가 나면 많을수록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에서는 지성화(Intellectualiz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방어기제의 한가지입니다. 상황에 대해서 실제의 상황을 대면하려 하지 않고 이론적으로 장황하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핵심을 피해가려는 것입니다. 즉 이성을 감정보다 강조해서 현실을 도피하려는 것이죠. 이에 반해서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감정조절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급격한 감정의 변화와 불안정한 감정, 플래시백(Flashback)등 으로 인한 현실과 괴리가 심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 감정이 삶을 지배하게 되고 삶은 엉망이 됩니다.
이성과 감정이 균형을 이루고 균형잡힌 삶을 살아가는 날을 기대해보며 오늘 하루도 감사하면서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