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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온 감정이야기 (8회)

가족의 트라우마를 넘어서기 (요셉 모델)

지난번의 글에서는 야곱의 인생을 통해서 가족의 트라우마에서 어떻게 발버둥치면서 빠져나오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다. 혹시라도 감정 이야기를 하면서 왜 가족에게 전해진 트라우마를 이야기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을수 있어서 설명을 하자면, 트라우마는 왜곡된 감정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이러한 왜곡된 감정들은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주게된다.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지면 인생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에 감정 이야기를 하면서 트라우마 이야기를 빼놓을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외부로 드러나는 행동만을 윤리적인 기준에서 판단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사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리적 고민이나 고통들을 바라보지 못할때가 많이 있다. 


타인의 관점이 아니라 나 자신을 바라볼때도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기 전에 왜 나에게 좋지 않은 일들이 자꾸 일어날까 하고 외부의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마음가짐이나 말들과 행동들이 그러한 일들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탓하고 주위 환경들을 탓하다 보면 자신이 그러한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할수 있는 일들은 아무것도 없다는 피해자신드롬에 빠져들기 쉽고 그 삶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살기 쉽다. 나의 삶을 돌아보아도 내가 상처입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상처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때는 외부의 상황들만 탓하고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었다. 그러한 트라우마에서 어떻게 빠져나올수 있을까?  


심리학에서도 여러가지 치료법이 있지만 그중에 Story Therapy (이야기 심리치료)가 있다. 보통은 자신의 감정이나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은 편협한 시각에 빠지기 쉽고 그러한 시각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속에서 자신은 피해자고 아무것도 할수 없는 약자라는 시각에 빠져서 평생 피해자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편협한 시각에서 빠져나와서 인생을 큰 그림에서 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 보는 것이 그러한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실마리가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원리이다. 


성경속의 요셉을 보면 이러한 이야기 심리치료가 가장 잘 드러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요셉은 17살까지 아버지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살았다. 형들은 들에서 양을 치면서 양들을 먹이려고 풀이나는 곳을 찾아 양들을 몰고다닐때에 좋은 채색옷을 입고 다니면서 형들의 동향을 아버지께 보고하는 꿀보직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눈치없게 형들과 아버지가 자신에게 절을 한다는 꿈을 꾸고는 그대로 형들과 아버지에게 꿈이야기를 해서 결국은 형들의 눈밖에 난 그런 눈치없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애굽에 노예로 끌려가서 노예생활을 하고 주인의 아내에게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이러한 13년의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여기까지 보면, 요셉은 형들에게 미움을 사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해서 비참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고, 단지 잘생겼다는 이유로 주인의 아내에게 유혹을 당했지만 이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죄명으로 감옥에 가게된 정말 억울한 인생의 주인공이었다. 만약 요셉이 여기까지만의 인생을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이렇게 억울한 비극적 인생의 주인공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끊임없이 자신이 왜 자신의 꿈이야기를 형들과 아버지 않에서 했을까?  왜 내가 그렇게 눈치없이 형들에게 대했었을까 하고, 자신의 과거를 한탄하면서 후회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요셉의 그러한 행동들에 대해서 어떠한 가치판단도 하지 않는다. 온전히 성경을 읽는 독자들에게 맞겨놓고 있다. 


그 이후에 요셉이 총리대신이 되어서 7년 풍년동안 남아도는 곡식들을 전국에 분산되어 있는 곡식창고에 거두어 놓고 다가올 7년 흉년을 대비한다. 그 이후에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은 야곱을 포함한 70인의 가족이 애굽으로 들어와 고센땅에 정착하고 400년동안 하나의 민족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형들은 야곱이 죽은 다음에 요셉이 자신들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아버지가 자산들을 잘 대해주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요셉에게 전한다. 그때   요셉은 "형님들은 저를 해치려고 악을 꾀했지만 하나님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그것을 선하게 바꾸셔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셨습니다." 라고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볼수 있다. 


어찌보면 억울하게 형들에 의해 팔려서 노예로 살다가 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던 비참한 인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갈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님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자신의 가족들이 하나의 큰 민족으로 성장할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는 인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물론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재해석 하기 위해서는 어렵고 억울한 감정을 이겨내고 인내의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 이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볼때 이야기 심리치료의 가장 극적인 경우라고 할수 있을것 같다. 한가지 필요사항은, 어려운 감정이 일어날때 그러한 감정에서 도망가지 않고 마주하면서 버티고 참아내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기가 쉽지 않은것도 사실이다. 나의 경험을 보아도 감정을 억누르던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내가 무슨 감정이 있는지도 모르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너무나 강력한 감정이 나에게 쓰나미처럼 덥쳐왔을때 죽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 자신을 추스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감정의 쓰나미가 왜 나에게 다가왔었고,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나의 피해자 신드롬에서 빠져나와서 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다음번에는 가족의 트라우마를 넘어서기 위한 또다른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사실 요셉이 너무나 특출한 사람이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많이 부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도덕적인 측면에서 수치스러운 사건과 연계가 되어있기 때문에 많이 언급은 되지 않지만 트라우마의 극복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유다는 눈여겨볼 인물이다. 그가 가족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은 이야기 심리치료가 아니라 깊은 공감을 통해 자식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고통을 공유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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