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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트라우마의 후유증 (5회)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세상에서 추구할 룰을 배운다

우리는 주변에서 알콜중독에 빠진 부모밑에서 자란 자녀들이 알콜중독에 다시 빠지고, 도박에 빠졌던 부모 밑에서 자랐던 자녀들이 도박에 빠져서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바람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딸이 아빠같은 남자와는 절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남자를 만났지만 바람을 피는 남자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의지나 소망과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많은 경우 부모들과의 관계에서 애착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중독에 빠진 부모들은 자신의 문제에 빠져있기 때문에 자녀들을 돌볼 생각이나 여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자녀들은 방치되고 건강한 정서적 유대관계를 부모와 맺지 못하고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자녀들은 자신의 고통스러운 가정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자신은 절대로 비정상적인 부모가 되지 않을거라고 다짐을 하고 더 나은 부모가 될 것이라고 수없이 다짐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그렇게 싫어했던 중독에 빠지거나 그런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서 고통스러운 삶을 되풀이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의지적으로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으면서 행동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까요?  이것은 무의식적인 학습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중독을 윤리적인 차원이나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섹스중독을 윤리적인 차원에서 죄라고 정죄해 버리거나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중독을 죄라는 렌즈로 보고 피하고 윤리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프레임으로 보게 되면 그러한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죄인들이라고 정죄하고 회개를 촉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중독은 일종의 방어전략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마주하기 어려워서, 그러한 고통의 감정을 잊어버릴수 있도록 방어전략을 쓰는 것입니다. 중독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Gabo Mate는 그의 저서 In the Realm of Hungry Ghosts에서 중독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마음 깊은곳에 자리잡고 있는 두려움이나 불편함을 자기 스스로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한 고통은 일반적으로 어린시절 잘못된 부모나 주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중독에 걸린 부모들과의 관계에서 고통을 경험한 자녀들은 그러한 부모들이 고통에 대응하는 방법을 보고 배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중독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형태는 또한 보이지 않는 충성심 (Hidden Loyalties) https://brunch.co.kr/@chungwonleeu8ih/171 와도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중독은 일에 빠져 사는 일중독에서 부터, 쇼핑중독, 마약중독, 알코올중독, 감정적식습관 그리고 섹스중독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지만 결국 원인은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중독을 끊기 위해서는 중독에 대해서 정죄하는 자세가 아니라 긍휼의 마음으로 보아야 하며,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고통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착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모두 부모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고통이 있습니다. 그것이 수치의 감정일 수 있고 분노 또는 두려움의 감정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마주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삶을 돌아보면 부모님들과의 정서적 단절과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오는 두려움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서적식습관을 가졌었습니다. 정서적 허기를 먹는 것으로 달랬던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비만아동이 되어 부모와 학교에서 놀림을 받게 되면서 저의 정서적 고통은 더 커지는 악순환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악순환은 많은 중독의 경우에 동일하게 적용이 됩니다.  정서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마약을 시작했는데, 그 마약에 중독되어서 이제는 몸도 망가지고 경제적으로도 파산하고 가정도 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던 두려움, 분노, 그리고 수치감등을 마주하는 훈련을 개인적으로 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감정들이 나의 부모나 조부모등으로 부터 물려받은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는 EMDR, 가족세우기 (Family Constellations)등의 과정들을 통해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나름대로 책도 읽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약화시키는 작업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가 저의 직장생활에서 그동안 자기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는 행동들을 해오고 있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동안은 이러한 모든 행동들이 정서적고통에 가려져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정서적 고통이 약화되고 잘못된 인식이 없어지면서 제대로 볼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애착트라우마의 해악에 대해서 너무나도 절실하게 깨닫고 느끼게 됩니다. 아직도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애착트라우마로 인해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때 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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