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천사장이었던 미카엘이 하나님의 명령으로 이땅에 내려와 살면서 세가지를 배우고 올라오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 세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미카엘 천사장은 구두수선공 세묜의 집에서 구두수선을 배우면서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깨닫게 되는데 그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사랑이 있다.

사람에겐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아는 힘이 주어지지 않았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요즘 저는 저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왜 내가 지금생각하면 너무나도 뻔한 실수를 그렇게 많이 했을까? 왜 내가 그때 좀더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등등의 생각이 저를 괴롭힙니다.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나에게 없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이 저에게 문득 떠올랐습니다. 


일제시대와 육이오를 거치면서 한국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놀라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면서 경제적인 번영을 이룩해 냈습니다. 식민지 경험을 하고 2차세계대전 이후에 독립을 한 나라중에서 한국과 같은 경제부흥을 이룩한 나라는 유례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물질적 풍요가 모든 다른 가치들에 우선하는 그러한 경향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정신적인 가치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감정이나 정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저의 집안에서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학교보내주는 것이면 충분한 양육이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정서적인 교류나 친밀함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러한 것을 만들어 가는지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중요하다는 인식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제가 책을 읽어보고 공부도 해보고 다른 집안 사람들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기회가 되면서, 저의 집안이 굉장히 정서적인 부분에서 왜곡된 시선을 가지고 있었고, 심각한 가족내 트라우마가 있었던 집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안은 두려움, 수치감, 및 무기력감 등의 정서적 고통을 많이 짊어진 집안이었습니다. 이러한 집안의 분위기는 저로하여금 저만의 세계에 침잠하게 만들었고, 저를 보호하기 위해서 저의 주위에 담을 쌓고 혼자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족 안에서 정서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고, 그러한 도움을 기대하지도 않는 사람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이러한 저의 성향이 나이가 들어서 사회생활을 할때까지 이어졌고, 이러한 저의 성향은 외부적인 스트레스의 요소들을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결국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결국은 정서적으로 무너져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깊은 정서적 유대관계없이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스트레스와 정서적 어려움을 혼자 버텨내다가 결국은 폭망해 버린 것이었죠. 그 당시에는 제가 왜 그런 상황이 되었는지도 이해하지 못했고, 저의 정서를 다루는 방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차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다시한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이러한 저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책에서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사람에겐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힘이 주어지지 않았다 라는 문구가 마음에 많은 울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문구도 참 많이 마음에 와닫습니다. 


저의 삶을 돌아보면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경험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고립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에 대해서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삶이었습니다. 아무도 정서적으로 고립되어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으로 격려해주는 한마디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해 주는지 모를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늘 가족들에게 해주는 위로의 한마디 격려의 한마디가 때로는 사람을 살리고 절망속에 있는 사람이 다시한번 삶에 도전할 용기를 얻게 해줄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를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