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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화 되지 못한 고통스런 감정들

이유없는 고통스러운 감정들과 그럴듯한 이유가 붙어있는 감정들

제가 감정적인 고통들을 경험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과정은 내안의 고통스러운 감정들과 그 감정들의 이유를 올바르게 연결하는 것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외부의 어떤 사건이 벌어질때 자신의 내면에 감정이 일어난다면 손쉽게 외부의 사건과 내면의 감정을 연결시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층간소음이나 주차시비로  인해서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 사실 층간소음 자체가 다른 사람들을 공격할만큼 심각한 분노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분노가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노가 표면적인 층간소음이나 주차시비로 인해서 올라온다고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경우 연관도 없는 사람이 피해자가 되는 것이죠. 


저는 마음을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저의 마음속에 수많은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부의 사건이 내부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는 하지만 이미 그러한 감정들이 저의 내부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안에 있던 감정이 유사한 감정을 유발할수 있는 외부의 사건을 통해서 표면으로 올라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고 자신의 감정을 느껴주고 인정해주고 건강한 방법으로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안의 분위기나 사회의 분위기 자체가 이러한 감정들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에 부정적인 사회분위기라면 감정해소가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사회 전반에서 감정을 해소하는 길이 막히게 됩니다. 저희 가정의 경우에도 두려움과 수치 그리고 분노의 감정이 많이 쌓여있는 집안이었는데 이러한 감정에 대해서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언어표현에 익숙하지도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가 세대를 지나면서 계속해서 누적되어 왔었습니다. 그러한 부담감을 자녀들이 참아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문제는 그러한 감정적 부담감을 느끼는 환경이 건강하지 않으며, 더욱이 감정적 부담감이 무엇인지 실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언어화 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왠지 집안 분위기가 무겁고 힘든데, 그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는 것 말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아이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지우게 되며, 아이들이 건강한 내면을 가지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쌓여있는 감정들은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숨겨지게 됩니다. 무의식의 깊숙하게 숨겨지게 됩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추가적으로 생기는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서 또 부정적인 감정들이 만들어지게 될때 이러한 감정도 해소하지 않고 충분히 느껴주지 않는다면 또다시 무의식 속에 쌓여지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감정을 인정하고 바라보고 해소한다는 개념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감정을 회피하고 참아내는 방법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감정이 해소되지 않고 삶을 살면서 계속 쌓여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서적인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 먹는것으로 고통스러운 감정만을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감정적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잠깐 잊어버리는 것이죠. 그러다가 결국 중년이 되어서 감정들을 더이상 억누를수 없게 되면서 폭주하게 된 것입니다. 


감정일기를 쓰는 것도 감정을 해소하는 좋은 방법중에 하나입니다. 감정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감정일기를 쓰는 것의 연속선상에 있습니다. 그동안 글을 써오면서 저의 마음에 불확실하던 것들이 점점더 명확해지는 것을 제가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글을 통해서 다른 분들이 도움을 받는다면 다른 분들에게도 좋은 일이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유익이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마주하고 어떤 감정이 마음안에 있는지 글로 표현하고 그러한 감정이 생겼던 과정들을 글로 표현하고 그러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글로 만들어서 다른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나눈다면 가장 바람직한 감정정화의 방법일 것입니다. 윗빠사나 명상에서도 이야기 하는 것인데, 센세이션을 느껴주면 그 몸의 센세이션은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감정도 마주하고 느껴주고 건강한 방법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 공감받으면 사라지게 됩니다. 


한가지 기억해야 할것은 세대를 통해서 전달되는 감정들도 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족 안에서 전달되는 트라우마로 인해서 만들어진 감정들이 있는데 이러한 감정들은 정확한 사건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부모들이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자녀들은 정확한 정황정보도 없이 감정적 짐을 져야만 합니다. 따라서 가족 안에서 과거의 일들에 대해서 어려운 일들을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정서적 건강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해소되지 않은 감정적 짐이 있다면 반드시 해소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없을 경우, 알콜중독이 대를 이어서 집안내력이 된다거나, 이혼 등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에 가족 안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명확하지 않고 불확실안 감정적 짐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이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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