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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Sense of Belonging)

영혼의 방황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찾기 위한 것일까요?

가족세우기를 통해서 밝혀진 몇가지 중요한 사실중의 하나는 사람들은 가족에 속하기 위해서 어떤 희생도 감수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욕구는 눈에 많이 드러나는 내용은 아닌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가족에 속해 있음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던 내용이기 때문에 사실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감정적으로 즐거운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 다시 하고 싶은 욕구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령 등산을 가서 정상에 올라서 그 만족감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산에 오르는것이 힘든데 왜 그런걸 하려고 하냐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어려운 일을 성취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성취에 대해서 인정해주었을때 그 만족감도 중독성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내적인 만족감과 외적인 만족감이 다른것은 사실이지만, 어떠한 즐거운 감정경험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또 그러한 경험을 하려고 합니다. 그 즐거움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죠. 


소속감이라는 감정도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소속감에 대해서 감동했던 것은 정신적인 고통이 극에 달했을때 매주 등산을 다니면서 부터입니다. 당시 뉴욕시에서는 일정 금액을 내면 차와 가이드를 제공해주고 여러사람이 같이 등산을 갈수 있게 도와주는 회사가 많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 회사를 통해서 매주 등산을 다녔습니다. 마음속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 다녔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같이 다니는 사람들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자주 다니면서 그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산행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도 같이 이야기하는 편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리면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등산을 하는데 그것만으로 저를 인정해주고 같은 그룹안에 포함될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그러한 경험이 처음이었습니다. 저의 가족 내부에서는 가족이라는 사실만으로 즐거운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족 안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냥 외부인처럼 살아온 것입니다. 가족 안에서 정을 나누거나 같이 어떤 일을 상의하고 만들어가는 경험들이 한번도 없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어느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만족감과 즐거움이 있을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공동체성이 저의 가정에는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서로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던 것, 그리고 집안에서 되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아무도 이야기 해주지 않은것, 그리고 서로의 삶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상황이 가족공동체의 의미를 퇴색시켜 버린 것입니다. 


아이들만 보더라도 또래 집단에 속하지 못할때 엄청난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 사회에 나가서 회사의 공동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엄청난 괴로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족공동체에 속하지 못할때 경험하는 고통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을 봅니다. 한국에서 가정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혹시 그냥 밥먹고, 공부시켜주기만 하면 그것이 가정의 역할을 다했다는 이전세대의 관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만족하는 수준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가정은 절대로 밥먹여주고 재워주기만 하는 기숙사가 아닙니다. 아이가 어려운 감정을 경험할때 부모에게 말해봐야 소용이 없을것 같아서 혼자 고민만 하고 있거나 아니면 친구를 찾아가고, 부모에 대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면, 그러한 가정은 아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가정입니다. 부모들도 자신들의 상처난 감정을 숨기고 형식적인 관계만을 아이들과 가져가거나 부모들의 분노나 상처난 감정을 자녀들을 통해서 해소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여지는 공동체는 아닐 것입니다. 


과연 우리 가정은 우리 가족이라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을 느끼고 세상을 살아갈때 외롭지 않고 힘을 얻을 수 있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가족들만 생각하면 이겨낼수 있을 만큼 나에게 힘이되는 곳인가요? 아니면 벗어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그런 곳인가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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