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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대한 환상이 깨지는 순간

자신을 떠받이던 환상이 무너질때, 진정한 삶을 보게되다

저는 알게모르게, 내가 열심히 일만 하면 누군가 나를 써주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오랜기간동안 살아왔었다는 것을 중년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권위자들이 나를 해롭게 하려고 한다는 잘못된 믿음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률 배반적인 믿음은 저의 삶을 망가뜨리고 저를 혼돈 속에 빠뜨려 버렸습니다. 지금은 제가 왜 이렇게 말도 안되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제가 혼돈의 감정에 빠져서 헤매고 있을때는 도대체 나의 삶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유도 알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은 회사 안에서 직장 상사와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만들었으며, 제가 조직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망가뜨렸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저의 믿음들은 나름대로 어린 시절에 제가 경험했던 삶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진 믿음들이었기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많은 실패를 거치면서 저는 저의 믿음이 잘못되었으며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믿고 있었던 믿음들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저의 부모님들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부모님이 내가 열심히 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칭찬해 주실거야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들에게 그러한 것들은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신이 아니었고 두분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자라온 환경을 가지고 계신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러한 환상에서 깨어나면서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얼마나 허무맹랑한 기대감을 가지고 살았었는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전혀 현실에 기반하지 않고 자신의 비현실적인 감정적 판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참 허탈했습니다. 지난 10년동안 감정적인 고통과 어려움을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현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비현실적인 감정에서 시작된 자신이 만들어낸 고통과 스트레스였다니, 왜 그렇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 저에게는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것에 저는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단순히 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 가족 안에 있는 트라우마를 해소하는데 정말 중요한 시간이었음을 이번 한국방문을 통해서 가족들과 이야기 하면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모든 고통의 시간을 다른 가족들도 다 경험했을 것이라고 혼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치와 후회의 시간들을 지내면서 저의 가족안에 있는 카르마를 해소하는 과정을 경험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10년의 시간은 저 개인을 넘어서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 안에서 집안의 트라우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도 저에게는 엄청난 변화의 시간이었습니다. 


만약 저에게 이러한 고통의 시간이 없었다면 책을 읽지도 않았을 것이고, 저 자신에 대한 탐구의 시간을 가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통의 시간을 지나면서 공부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가족 안에 흐르고 있는 트라우마의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인식하게 되었고, 저의 마음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이해를 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지난 10년의 고통의 시간이 허비되었다고 판단해 버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치유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책의 저자들, 가족세우기 워크샵을 통해서 만났던 사람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을 통해서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배웠던 것은 다른 어떤것과도 바꿀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고 축복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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