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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정과 원함을 가진 존재

나는 나만의 감정과 원함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기본권입니다.

중년의 위기를 지나면서 저의 내면에 있는 감정의 고통을 끌어않고 수많은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고통은 있는데 그 원인을 알수 없어서 답답해하고 방황하였으며 불면증으로 괴로운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어디에서부터 답을 찾아야할지 어떠한 단서도 없었습니다.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가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어렵기는 어려운데 무엇이 구체적으로 어려운지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심리학은 어린시절 부모와의 애착관계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처음 제가 발견한것은 저의 증상이 애착장애 그리고 성격장애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트 워커의 "복합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Complex-PTSD)" 책에서 이야기하는 트라우마의 반응중에서 FAWN반응 형태가 저의 증상과 너무나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니스 웹 (Jonice Webb)의 "Running on Empty" 라는 책에는 어린시절 정서적 방임(Child Emotional Neglect)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증상도 저와 상당히 유사했으며, 린지 C. 깁슨의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저의 상황과 너무나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엘리스 밀러의 "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에서 아이들이 고통스러운 부모님의 양육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서 어떠한 환상을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서 배우면서, 제가 만든 환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깊이있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버트 파이어스톤의 "The Fantasy Bond"를 통해서 어린아이가 자신을 고통과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 어떠한 환상을 만들어 내는지 좀더 알수 있었습니다. 마크 월린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를 통해서 트라우마는 세대를 통해서 전달되는데 이러한 트라우마는 감정적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습니다. 이것이 저희 집안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저의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든 버크 해리스의 "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에서는 어린시절 트라우마등의 심각한 고통을 경험한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서 수많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도 현저히 높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책들을 통해서 저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점점 더 명확하게 알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깨닫게 된것은 저의 고통이 나만의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와 유사한 고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자신이 경험하는 고통의 원인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러한 고통이 대를 이어서 전달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유년시절을 돌아보면, 먹는것과 집, 그리고 교육을 부모님들이 잘 제공해 주셨습니다. 외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큰 걱정없이 살았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러한 환경에서 자랐으면 부족한것 없이 잘 산것 아니냐하고 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먹고사는 것으로 인생이 만족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감정, 원함, 그리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존중해주고 어른들이 인정해줄때 아이들은 독립적인 존재로 자라나고 성장해 갈수 있습니다. 물론 어린시절에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원함이 어른들이 보기에 완벽하지 않고 불완전하게 보일수 있습니다. 아기들과 어린아이들은 부모님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만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원함을 구체화 시켜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부모들이 자녀들의 감정, 생각, 그리고 원함을 인정해 주지 않고 무조건 무시하고 부모들만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원함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자녀에게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건강한 정체성을 가진 성인으로 자라나지 못하고 무기력해 집니다. 


제가 심각한 감정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부모님들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에 대한 존중은 어디서나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엘리스 밀러의 책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러한 윤리적 책무는 부모를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눈을 가리게 됩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부모들이 있습니다. 모든 부모들이 자녀들을 사랑하고 지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들을 착취해서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주려는 감정은 있지만, 어떻게 자녀들을 도와주는지 몰라서 오히려 자녀들에게 악한 영향력을 끼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자녀들을 도와주려는 감정도 있고, 어떻게 하면 잘 도와줄수 있는지를 아는 부모님들도 있습니다. 정서적으로도 자녀들과 친밀한 관계를 잘 맺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가도록 잘 도와주는 부모님도 있는가 하면, 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어떻게 아이들과 친해져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부모님들은 어떤 부모님이었나요? 객관적인 시각에서 부모님들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못하는 분들이었는지 판단할수 있으신가요? 


만약 여러분들의 부모님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분들이었고 가정생활이 힘들었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그러한 집에서 살아남으셨나요? 힘든 어린시절이었다면, 여러분들은 자신만의 생존방법을 만들어서 그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버티어 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려운 시기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자신만의 환상도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었이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자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개인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원함이 있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만약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모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신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어떠한 생각도 행동도 하고있지 않다면 자신의 상태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만약 아무런 소원도 없고 자신의 감정은 관심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 하루종일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면, 무엇인가 당신의 삶은 크게 잘못되어 있는 것이고, 지금 당장이라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봐야 합니다.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정서적 고통 가운데 삶의 많은 비밀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어쩌면 저희들의 삶이 중요한 숙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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