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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처리를 위해 필요한 것들

감정을 처리하기 위해서 배워야할것들

저에게 가장 힘들었던 상황은 감정이 저를 압도해 오는데 어떻게 대처할지는 하나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감정에 대해서 관심도 없이 살다가 갑자기 당한 일이라 저에게는 정말로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감정에 무너지고 난 다음에 저는 감정이 무엇인지, 왜 제가 그런 고통에 빠졌어야 했는지에 대해서 바닥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에 정말이지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과연 사람의 삶을 망가뜨릴수 있는 감정이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왜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을까? 왜 나는 이 상황이 되도록 감정이란것에 대해서 무지하게 살아왔을까? 그리고 삶의 이곳 저곳에서 감정은 무의식과 연결되어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난 다음에 저는 더욱 감정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감정에 대해서 배울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면서 위빠사나 명상을 하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10일간 전북 진안에 있는 담마코리아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자신의 몸을 관찰하는 위빠사나 명상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명상이 가만히 않아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위빠사나 명상에서는 호흡에 집중하면서 신체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신체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관찰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녁마다 강의를 들었는데 그 내용중에서 저의 관심을 끌었던 내용이, 몸의 느낌들이 발전하면 감정으로 되는데, 감정이 일어났을 때는 그 감정의 힘이 너무 강해서 피할수 없기 때문에 몸의 느낌이 감정으로 발전하기 전에 몸의 느낌을 관찰해서 흘려보냄으로 해서 몸의 느낌이 감정으로 발전하기 전에 해소한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참 흥미로웠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오늘날 피터 레빈 박사의 신체경험(Somatic Experiencing)을 통해서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방법과 상당히 유사한 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체경험에서도 온 몸의 느낌을 관찰하라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정서지능이라는 용어가 한참동안 유행했었습니다. 고통의 감정이 왔을때 이러한 감정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그 감정을 버텨낼수 있는 힘을 기르는  


감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이에대한 연구결과를 학교교육에 적용하기 위해서 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SEL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이라는 사회감정학습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교육현장에 적용해나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채팅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모티콘(Emotion + Icon)도 결국 자신의 감정을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방법이며 이러한 이코티콘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의 욕구가 발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아침에 학교에 가면 자신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가를 표시하는 표를 교실내에 붙여놓고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감정제어를 위해서 중요한 것중에 하나가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이미 심리학계에서도 우울증 예방이나 정서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며 정신건강 뿐만이 아니라 신체건강에도 운동이 좋다는 것은 이미 입증이 된 사실입니다. 저의 경우는 감정적으로 무너졌을때, 1년동안 매주 1번에서 2번씩 등산을 다녔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정서적으로 회복되는데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운동도 좋지만 자연을 경험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한, 어느 공동체에 속했다는 소속감도 저에게는 굉장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등산을 자주가다 보니, 자주 가는 사람들과 같이 깊은 소속감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데블스 패스라는 미국 동부에서는 어려운 등산코스가 있는데 26마일을 하루에 등산하는 코스입니다. 이 코스를 같이 등산하고 축하해주고 격려해주는 경험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등산을 하고 이것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경험은 저의 어린시절에 가정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경험이었습니다. 


심리학의 치료에서 감정중심치료(Emotion Focused Therapy)가 있습니다. 레스 그린버그 박사가 제안한 심리치료 방법인데, 감정중심치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6가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알아차림 (Awareness): 자신의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자신이 매개체가 되어서 일어난 감정에 대해서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2. 감정을 표현하기 (Expressing emotion):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빈의자 기법을 이용해서 혹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3. 감정조절 (Emotion Regulation): 감정이 너무 격해질때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처리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4. 감정반영 (Reflecting on Emotion): 감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 이해, 그리고 새로운 설명이 있다면, 이것이 자신의 감정을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고정된 부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과 이해를 할수 있다면 이것을 감정을 반영한다고 할수 있습니다.   


5. 감정변화 (Transformation of Emotion): 감정을 감정으로 바꾸는 것. 아믹달라 기반의 감정을 논리로 바꿀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에 논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바꿀수 있는 길은, 이보다 더 강한 감정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6. 교정적감정경험 (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 감정을 감정으로 바꾸는 것 중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한 방법입니다. 이러한 사람과의 새로운 감정경험은 고객과 상담자간에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수치를 기대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상담자가 이를 따뜻한 위로로 고객을 대했다면, 이때 고객은 새로운 감정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감정경험은 고객의 수치의 감정을 치유하는 계기가 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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