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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이 있는 두려움을 마주하기

자신의 마음깊이 있는 두려움을 마주할때 자신의 환상을 깨고 나올수 있다.

요즘은 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두려움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른새벽 잠이깨서 어두운 거실에 앉아 조용히 생각을 가다듬으면 두려운 감정들이 저의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수치스러운 기억들과 감정들이 마음에 떠오릅니다. 많은 경우는 그러한 기억들이 떠오를때 마주하고싶지 않은 마음에 다른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마음들을 그냥 계속 바라봐 줍니다. 쥐구멍이라도 숨고싶은 수치스러운 기억들과 두려운 감정들을 바라보면서 그 감정들을 하나하나 느껴주다보면 시간이 벌써 많이 흘러간 것을 알게 됩니다. 저의 마음속에 억눌러 놓았던 감정들이 하나씩 하나씩 표면으로 떠올라 오는 것을 보게됩니다. 


떠오르는 두려움과 수치심에 반응해서 여러가지 일들을 시도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결국 제가 가지고 있던 비전이나 꿈 때문에 어떠한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두려움에 반응하기 위해서 수많은 일들을 시작했던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러한 반응을 하지 않았었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그리고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을까? 하는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저봅니다.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부모에 대한 두려움으로 행동했던 것들이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러한 두려움을 내려놓습니다.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두려움과 수치감을 내려놓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내려놓으면 나의 삶의 동기가 사라지고 내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한편에서 솟아나지만, 그러한 두려움과 걱정을 내려놓고 두려움과 수치의 감정을 흘려보냅니다. 그것들은 단지 어린시절 분노와 수치에 찬 부모님의 영향력으로 내가 경험해야 했던 감정들이지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감정이란 것을 저 자신에게 환기시킵니다. 이제는 두려움과 수치에 반응하는 삶이 아니라, 평안함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을 살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린시절 저의 주위 상황은 두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결국 그 두려움의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만의 환상을 만들어서 그 속에서 살게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분노와 수치 두려움이 집안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고, 할아버지의 난폭함과 괴팍함 그리고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가 집안 전체에 두려움과 고통의 기운을 만들어냈습니다. 중풍으로 몸의 반쪽을 사용하지 못하게된 후에도 할아버지는 집안을 어둡게 만드는 존재였습니다. 그러한 분위기는 가족끼리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두려움속에서 자신만의 생존을 위해서 살아갈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은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불편하고 집에 있는 것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집은 저에게는 돌아가고 싶지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이러한 모든 상황들이 저를 현실에 살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실은 너무나 저에게 받아들이기 어렵고 두려운 것이었기 때문에, 현실을 살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안전한 삶을 살고자 한 것입니다. 육체는 집에 있었지만, 마음은 집을 떠나서 저만의 환상속에 나무위의 집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살게 된 것입니다. 그러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현실과의 다리가 끊어졌고 더이상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그 환상속의 나무위의 집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먼저는 이 세상이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알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환상속 나무위의 집에서는 살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저를 그렇게 두렵게 했던 과거의 부모들과 상황들은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환상속 나무위의 집에서 내려왔습니다. 늦기는 했지만, 이제 두려움이 아니라 남은 삶을 통해서 의미있는 일들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누군가 아직도 환상속의 나무위의 집에서 살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제 안전하다고, 내려와도 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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