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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안에 대물림되는 감정 인식하기

가족내에 대물림되는 감정 인식하기(Family Constellation)

전통적인 심리학에서 다루는 정서의 문제는 자신의 어린시절 양육자와의 관계나 자라오면서 경험하는 트라우마등에 의해서 야기된 정서의 문제만을 주로 다룬다. 하지만 이에 더해서 집안에 내려오는 감정의 문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번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마크 월린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라는 책에서 트라우마로 인한 문제의 감정이 유전자를 통해서 다음세대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마크 월린이 자신의 연구를 발전시키게 된것은 버트 헬링거(Bert Hellinger)의 Family Constellation 개념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는 이 용어를 가족세우기라고 번역을 하였는데, 행성이 일렬로 나열되어 있는 형상을 세우기로 표현한 것이다. 


버트 헬링거는 예수회 신부 출신으로 남아프리카에서 선교사로 활동을 했었는데 줄루(Zulus)족과 16년동안 지내면서 그들의 언어에 유창해졌으며 그들의 의식에도 참여했으며 그들의 세계관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추후에 신부직을 떠나면서 독일로 돌아와서 정신분석을 공부하게 되고 심리학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가족세우기 (Family Constellation)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Netflix의 Sex, Love & goop (Thank the past.: Ep. 5) 에 어떻게 가족세우기 치료가 진행되는지 기록된 것이 있는데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참조하면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 내용에 보면 참여자가 다른 사람들을 선택해서 자신, 자신의 부모, 자신의 조부모까지의 역할을 설정하고 그들에게 각자의 역할에서 감정을 느끼게 하면, 가족에게 전달되어진 감정이 어떻게 과거에서 지금까지 흘러왔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볼수 있게 되어서, 자신이 왜 오늘날 이러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해할수 있게 한다. 물론 이러한 의식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것이 아니고 왜 그렇게 되는지도 충분하게 이해할수 없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이러한 내용들을 배경으로 마크 월린의 연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마크월린의 책의 내용을 보면 사람이 살아가다가 어느 특정순간에 자기도 이해할 수 없는 급격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감정으로 인해 삶이 어려워지는 경험을 할수 있는데, 자신의 어린시절에서 유래한 감정이 아니라 조상들이 경험했던 트라우마나 고통스러운 경험들로 인해서 유발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경우,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것을 깊이있게 명료화하다 보면 그것이 자기의 것이 아니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내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별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실질적으로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세대의 후손들을 통해서 이러한 방법에 대해 검증을 한 사례도 소개되어 있다. 


본인의 경우에도 어느순간 알수없는 정서적 고통이 몰려올때가 있었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도 있었지만, 나의 마음에 있는 분노와 수치감과 고통의 감정을 언어화하고 책을 읽으면서 내경험에서 발생하지 않는 또다른 감정이 내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의 나의 것이 아님을 인식하면서 그러한 고통의 감정을 제 3자의 관점에서 바라볼수 있는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한번 했다고 해서 영원히 그러한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감정들이 수시로 몰려오기 때문에 또다시 고통의 감정을 느껴야 한다. 처음에 이러한 것을 알수 없었을때는 그러한 감정이 몰려오면 도망가기 바빴다. 오락을 한다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다른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정작 그 고통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지 못했다. 하지만 고통을 피하지 않고 마주보기 시작하면서 글로 표현하고 책도 읽으면서 그 고통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조금씩 볼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갈길이 멀긴 하지만, 그래도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이러한 정서의 문제에 대해서 선구자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자료들을 만든 분들이 있었기에 이러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그분들의 노고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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