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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없는 감정들의 혼란스러움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감정들이 삶을 혼란스럽게 만들때

크리스 나이바우어가 쓴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960년대 마이클 가자니가박사는 흥미로운 뇌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것처럼 뇌는 좌뇌와 우뇌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 사이를 뇌량이라고 하는 신경섬유 다발들이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로저 스페리 박사와 마이클 가자니 박사는 이 뇌량을 끊어버리면 간질발작을 줄일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 업적을 인정받아서 스페리 박사는 1981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 뇌량이 끊어짐으로 인해서 좌뇌와 우뇌의 역할을 좀더 자세하게 연구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 연구에서 좌뇌는 주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개연성을 부연하기 위해서 이유와 설명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한마디로 좌뇌는 현실에 대한 일종의 해석장치 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완전히 틀린 설명을 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우뇌는 창조성 발현하기, 감정 경험하기, 공간 지각 및 처리능력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우뇌는 주변 공간을 오감을 이용해서 지각하기도 하고 감정을 경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가자니가 박사는 초창기 연구 중 뇌량을 끊은 환자의 좌뇌(우측 눈)에 닭의 발만찍은 사진을, 우뇌(좌측 눈)에 눈이 쌓여있는 사진을 각각 독립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서 다른 몇장의 그림을 보여주며 최초 보여준 그림과 가장 연관성 있는 것을 고르도록 했습니다. 뇌의 양쪽 반구는 각자 완벽하게 기능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뇌는 눈치우는 삽을, 좌뇌는 닭을 고른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 다음 상황이었는데, 왜 왼손으로 눈 치우는 삽을 선택했지요? 라고 환자에게 물었습니다. 이때 질문은 좌뇌에게 한 것입니다. 말하는 기능이 좌뇌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환자는 "닭발은 닭과 연결되고, 그럼 당연히 닭장 청소할 삽이 있어야 하죠"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여기에서 보듯이 원래 삽은 눈을 본 우뇌가 자동적으로 고른 것인데, 좌뇌에게 물어보자 그 삽을 닭장을 청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버린 것입니다. 좌뇌가 이야기를 상황에 맞게 만들어내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물론 이 대답은 틀린 답변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본으로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지금 느끼는 감정도 결국운 우뇌에서 발생되는 것이기 때문에 좌뇌는 이러한 우뇌에서 발생하는 감정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실험에서 나왔던 것처럼, 잘못된 해석을 할수도 있고 말입니다. 물론 이러한 잘못된 해석은 감정이 올라오는 그 순간 상황에 따라서 좌뇌가 해석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당시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통해서 그 감정을 해석하려 들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단순하기 감정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때문에 발생하는 신체 내부의 반응이라는 기존의 생각과는 약간 다른 추론을 할수 있을 것입니다. 감정이 먼저고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 좌뇌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물론 맥락에 맞는 추론을 만들어 낼수도 있겠지만, 맥락에 맞지 않는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만들어 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삶을 돌아보면 맥락없는 감정들이 저의 삶에서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을 사는데 심각한 방해요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이 너무나 강력해서 무엇인가 도전하고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저의 의도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때 그러한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도 말입니다.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에 생각해 보면, 내가 왜 그때 그렇게 행동을 했지라고 생각이 되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강력한 감정들은 아무런 맥락이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없는 감정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된 계기는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윗빠사나 명상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명상을 통해서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을 그냥 흘려보내는 연습을 통해서 몸의 감각들에 의해서 트리거 되기 보다는 그냥 관찰해서 흘려보내는 연습을 통해서 자극에 바로 반응하는 것 말고도 다른 반응이 가능하다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몸의 감각과 감정이 만들어지지만 그러한 것들에 바로 반응하지 않고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감정 너머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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