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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도 돼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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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역동에 기반한 심리치료의 개념중에서 교정적 감정경험 (Correctional Emotional Experience)라는 것이 있습니다. 약간은 낯선 개념일수도 있지만, 예를 들면, 그동안 살아오던 삶에서 경험했던 감정경험과는 다른 감정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어떠한 행동패턴에서 벗어날수록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린시절 집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욕구보다는 부모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살아왔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타인들의 욕구만을 만족시키는 삶을 살게 됩니다. 왜냐하면 평생동안 자신의 욕구라는 것이 있는줄도 모르고 부모들의 욕구만을 생각하고 그것을 만족시켜주지 않았을때 가정안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던 경험을 계속하게 되면 자신의 욕구가 있는줄도 모르고 타인의 욕구에 민감해지는 패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에 추가적으로, 그러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이야기 했을때 들어주지 않거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오히려 왜 그렇게 까다롭냐고 이야기를 할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모들에게는 자신들의 관심과 욕구만이 보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게 계속적으로 아이들이 자신들의 욕구를 이야기 했을때 비판을 듣거나 혼나게 되면, 아이가 경험하게 되는 감정은 인간관계에서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차게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욕구에 민감해야 하고 그 욕구를 만족시켜주어야 하는 의무를 가지는 반면, 자신의 욕구나 원함을 이야기 하면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거나 너무 민감하다는 핀잔을 듣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전혀 기쁨이나 이해받는다는 감정경험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기쁨의 감정을 경험하지 못하게 됩니다. 부담과 분노, 이해받지 못한다는 감정경험만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살아온 사람들은 인간관계라는 것을 고통스러운 감정과 연결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회피하게 되거나 즐겨하지 않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은 이러한 인간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인간관계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회피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에게 아무리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하거나, 친구들도 좀 만나라고 이야기 해도, 그러한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무의식 수준에서 인간관계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어야 하고 자신의 욕구는 들어주지 않고 인정해주지도 않는 어린시절의 감정경험이 그러한 시도를 하는 것을 무의식 수준에서 막아버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사람이 인간관계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와의 관계에서 서로 존중받고 위해주는 존중과 사랑의 감정경험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관계의 감정경험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그러한 관계를 부정하거나 그 사람을 시험해볼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했던것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자신이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관계를 처음부터 전제로 깔고 사람들을 만나왔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왜 자신이 그동안 인간관계를 회피해 왔었는지를 알게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러한 인식이 있은 후에야 인간관계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되고 오히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기는 단계까지 갈수 있는 것입니다.


저도 그런 과정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오늘 저녁때는 갑자기 저의 내면에서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도 돼"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내면의 소리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저의 소리를 내거나 저의 권리를 내세우고, 저의 몫을 챙기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내면의 소리에 시달리며 살아왔습니다. 그 안에 심각한 분노가 쌓여있었고, 동시에 그러한 소리에 반대의 소리도 내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 내면의 소리가 저를 그동안 억눌려있던 그 생각에서 저를 해방시켰습니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도 돼, 그건 이기적인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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