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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보이는 상황과 감정의 관계

나의 감정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요?

우리는 자신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 원인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많은 경우는 이러한 판단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 대해서 좀더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와 반응행동에 대한 자세한 관찰이 필요한데 이러한 관찰이 왜 필요한지 한번 설명을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뉴스에 층간소음이나 주차시비로 인해서 상대방을 죽이거나 심하게 가해하는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주차시비나 층간소음이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살인을 범할만큼 심각한 분노나 부정적 감정이 나타나는 것은 상당히 과격한 반응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소한 일에 그러한 과격한 감정반응이 나타났을까에 대해서 생각을 먼저 해보겠습니다. 


감정이라는 것은 감정이 발생했을때 그것을 언어화 시켜서 다른 사람과 나누거나 자신 혼자 있더라도 왜 그러한 감정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서 자신 안에서 언어화시켜서 인식하고 인정해주어야 감정이 몸에 쌓이지 않고 지나갈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없이 감정이 무서워서 아니면 수치스러워서 그냥 무시하거나 억눌러 놓으면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몸에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이 몸에 쌓아놓을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의 용량이 정해져 있어서 너무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여서 임계치 이상이 되면, 그 부정적 감정들이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흘러 넘쳐서 외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면 쌓일수록 약간만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해도 이미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쌓여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은 일에도 심한 반응을 하게 됩니다. 


이런 시각에서 주차시비 및 층간소음의 폭행 살인 사건을 살펴본다면, 사건의 가해자들은 평소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이 쌓여 있었지만, 이를 자신의 내부에서 감정을 언어화 시켜서 해소하지 못했거나, 안전한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해소하지 못해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누적되어 있던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또다시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고 관리하지 못하고 우발적인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부정적인 감정이 쌓일때, 특히 자신이 어떠한 대응행동을 할수 없었던 상황이었다면, 더 강한 부정적 감정이 많이 쌓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직장에서 직장상사에게 실적에 대한 압박과 모욕을 느꼈다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아내나 남편에게 무능하다고 수모를 당했다거나 하는 상황은 자신이 적절하게 대응할수 있는 방법이 없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무기력감과 수치감 그리고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두려움이 많이 나타나며, 이러한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 무기력감을 숨기기 위해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려서 애착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어린시절 경험했던 부정적인 감정과 무기력감까지 더해져서 무엇이 잘못되어서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지도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경험하면 그야말로 진퇴양란의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사람을 압도하게 되면, 두뇌는 지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논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고 문제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전략을 만들어 내기 어려워집니다. 


여기에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원인도 알수 없는 부정적 감정까지 쌓여있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문제의 실마리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결국 그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하기 싫어하게 되고 점점 더 피하게 되면, 나중에는 그러한 강력한 부정적 감정들을 해결할 엄두도 못내게 되며, 결국은 중독등의 방법을 통해서 감정을 마주하기 않고 회피하게 되며, 이러한 회피전략을 쓰게 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더욱 더 힘들어집니다. 부정적 감정 때문에 또 잘못된 행동을 하고, 이러한 부정적 행동은 다시 부정적 감정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에 계속 빠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너무 늦은 시기는 없습니다. 오늘 하루의 삶에서 감사하며, 오늘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부터 언어화 시키고 자신이 믿는 안전한 사람들과 같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이야기하며 해소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 깊이 쌓여있는 골깊은 감정도 나눌수 있는 시기가 오게됩니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들, 개인적인 무의식의 부정적 감정도 있지만, 집단 무의식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도 그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작업을 칼 융은 그림자 작업 (Shadow Work)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을 안전하게 나누고 공감할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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