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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

인간은 어린시절 학습한 방법을 일생동안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by 감정과 삶의 성숙에 대하여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어린 시절 습관이 오래 간다’는 정도로만 들렸지만, 심리학과 뇌과학을 접하다 보니 이 말이 단순한 훈계가 아니라 인간 발달의 본질을 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 고통의 흔적은 어떻게 남는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세상을 배웁니다. 눈빛, 말투, 반응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삶의 교과서가 됩니다. 세 살 무렵까지 형성된 관계 맺는 법, 세상의 두려움에 반응하는 태도, 자기 정체성, 감정 조절 방식은 뇌 속 신경회로에 깊이 새겨져 평생 영향을 미칩니다.


정신분석가 프로이트는 이것을 *반복 강박(repetition compulsion)*이라 불렀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무의식적으로 되풀이하면서, 해결하지 못한 고통을 다시 “고쳐 쓰려” 하지만, 결국 같은 길을 돌게 되는 것입니다. 또 **애착이론(Bowlby)**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성인이 되어도 관계의 틀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부모의 무관심을 경험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나는 중요하지 않다”는 무의식적 믿음에 사로잡히고, 늘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 곁에 서게 됩니다.


이렇듯 고통의 흔적은 무의식 속에 깊이 잠들어 있지만, 반복되는 패턴으로 우리 삶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늘 같은 관계에서 상처받거나, 작은 일에도 과도한 불안이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 그것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과거의 흔적이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재학습은 어떻게 가능한가


과거는 지울 수 없지만, 새로운 길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뇌가 가진 놀라운 능력인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덕분입니다. 뇌는 평생 새로운 회로를 만들 수 있고, 새로운 경험과 훈련이 쌓이면 과거의 굳어진 회로 위에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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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 관심받지 못하고 억눌러져 왔습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책들을 통해서 알게된 감정, 마음 등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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