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정서에 대해서 부모님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계신가요?
당신의 부모님은 당신의 편이 되어서 싸워주는 분이었나요? 이러한 질문을 보면 약간 뭐 질문같지 않은 질문이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들이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때, 이것을 부모에게 이야기 했는데, 이러한 아이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조금더 부연 설명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어린시절에 어떤 형태로든 부모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상태에 대해서 표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의 도움을 기다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청이 번번이 무시되거나 부모가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패턴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좌절하게 되고 결국은 부모들에게 어떠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되기까지 아이는 수많은 시도를 하게 됩니다. 어떤분은 말씀하실 것입니다. 아니 부모가 되어서 아이의 이러한 정서적 요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요 라고요. 하지만 의외로 아이의 이러한 정서적 욕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미숙한 부모들이 가장 많고, 그리고 부모들이 자신들의 경제적인 문제, 가정불화, 중독, 기타 감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정서적 욕구에 관심을 기울이지도 못하고, 아이가 여러번 표현을 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됩니다. 어떤 가정은 오히려 아이들을 자신들의 정서적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독립적인 개체로 자신들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서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나 도구로 아이들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은 부모들에게 그러한 관심과 애정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저의 부모님 세대만 해도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감정적으로 친밀한 관계의 부모 자녀 관계는 흔하지 않은 시대였습니다. 일제식민시절과 육이오를 지나면서 경험했던 전쟁의 참혹함과 그 어려운 생활에서 이러한 것을 원하는 것이 사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은 오래전에 끝나고 그 당시와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오늘에도 많은 가정이 동일한 문제로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면 그것은 더이상 역사를 탓할수 만은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오늘의 시대는 감정적으로 기댈수 있는 곳이 점점 더 사라져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이러한 역할을 부모가 해주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어디에 가서도 위로를 받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공부와 경쟁만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마음의 평안과 감정적 안정을 어디서 얻을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마음의 평안과 감정적 안정을 얻을수 있는 방법 자체를 배울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어려운 감정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들 만을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아이가 잘하는 것이나 마음에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공부는 하기 싫어하고 오락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보고 어떤 부모가 잔소리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공부와 오락에 대한 중심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 이외에 많은 시간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 이외의 시간을 건전하게 아이와 보낼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아이와 산에 등산을 가거나 운동을 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카드게임을 하는 등 여러가지 기타 활동을 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간을 통하여서 같이 땀도 흘리고 아이와 이야기도 하면서 아이가 하는 고민과 생각을 듣다보면 아이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상황을 이해할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를 공부와 오락만으로 아이를 판단하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자신의 문제에 함몰된 사람은 하기 힘든 작업입니다.
가정은 아이들이 감정적 안정을 얻을수 있는 이 사회의 보루입니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이러한 안정을 얻지 못한다면, 공부를 아무리 잘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 미래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정서적인 안정 이나 만족감 없이는 삶 자체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