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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활성계 (RAS)

Reticular Activation System (RAS)과 선택적집중

망상활성계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엘런 피즈, 바바라 피즈)에서 망상활성계라는 용어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신분은 책의 첫번째 장을 읽어보시면 좋을것 같고, 저는 여기서 간단하게 그 내용에 대해서 책을 인용해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RAS는 생각과 내적 감정과 외적 자극이 만나는 곳이며, 뇌의 운동 기능과 지적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에 활발히 관여한다. RAS라는 신경회로망은 뇌가 바깥세상에서 받아들이는 감각정보를 걸러주는 그물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는 모든것이 RAS를 통과한다. 간단히 말해 RAS는 뇌의 활성화 스위치이며 동기부여 센터다. 우리의 뇌는 1초에 4억비트 이상의 정보를 처리한다. 하지만 이중 2000비트만이 의식으로 들어오고 나머지는 우리의 의식 밖에서 처리된다. 다시말해 매일 뇌로 들어오는 정보의 99.9999퍼센트는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무시된다. 시시각각 밀려드는 엄청난 양과 종류의 정보를 일일이 상대할수 있는 사람은 없다. 환경이 보내는 무수한 메시지를 모두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면 인간은 정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졸도할지 모른다.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면서 일상을 영위하려면 불필요한 정보는 무시하는 방법밖에 없다. 


요약하면 RAS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오감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무수히 많은 정보중에서 중요한 정보만 추출하는 일종의 여과장치인 것입니다. RAS는 익숙한 것과 생존을 위협하는 것, 당장 알아야 할 정보에 우선적으로 반응합니다. RAS는 GPS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우리의 신념체계와 일치하는 것만을 걸러내서 받아들이면서 신념체계를 강화하기도 하고, 내가 관심있어하는 사항들만을 걸러서 보여주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사항들은 보이지 않게됩니다.  


이러한 RAS의 역할을 잘 보여주는 실험이 보이지 않는 고릴라(http://www.theinvisiblegorilla.com/gorilla_experiment.html) 실험입니다. 동영상에 세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과 세명의 하얀옷을 입은 사람들이 농구공을 가지고 서로 패스를 하고 있습니다. 실험해 참가한 사람들은 일정 시간동안 하얀옷을 입은 사람들이 얼마나 패스를 많이 하는지를 세도록 지시를 받고 동영상을 보게 됩니다. 이때 검은색의 고릴라가 지나가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은 흰색옷을 입은 사람들이 패스를 하는데 집중을 하기 때문에 고릴라가 지나간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선택적 집중 테스트로 명명하였습니다. 


어떤 실험에서 보면, 배고픈 사람의 머리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도심을 걸어가면서 어느곳에 시선이 집중되는지를 보면, 식당이나 먹는것을 파는 곳에 배가 부른사람에 비해서 훨씬더 빈번하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실험한 결과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도 RAS가 자신의 관심이 있는 곳에 대한 정보만을 필터링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인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애착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지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서적인 무관심을 애착트라우마로 가진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을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인 자아상과 세상이 나에 대해 관심이 없고 나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이러한 RAS 필터가 고착되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러한 일들만을 보도록 조정이 됩니다. 그러면 그러한 경험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믿음을 다시 확인시켜주기 때문에 그 믿음이 강화되는 효과를 가지게 됩니다. 이런 반복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강화된 믿음을 제거하기는 더 어려워 집니다. 비록 긍정적인 경험을 하더라고 자신의 신념체계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에 긍정적 경험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하게 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상황만을 필터링해서 받아들이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과 감정을 의지적으로 가져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애착트라우마로 인해서 몸에 부정적인 경험이 기억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이것은 더욱이 어려워집니다. 가장 좋은 것은 애착트라우마가 없이 건강한 부모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겠지만, 모두 이런 환경을 가질수는 없습니다. 세상이 살기 어려워 지면서 이러한 환경을 갖는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많은 않습니다. 어렸을때 경험을 통해서 부정적인 믿음이 만들어진 것처럼, 긍정적인 믿음도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그마한 긍정적 경험이라도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면서 경험해갈때, 자신의 믿음을 검증하고 개선해갈때 우리는 새로운 믿음체계와 세상을 볼수 있게 됩니다. 우리 모두 같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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