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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Jul 16. 2018

[북리뷰]슬램덩크의 추억

내 인생에 슬램덩크가 없었다면...

때는 바야흐로 1996년. 


여느 초딩과 다름없이 만화책을 즐겨 읽던 나는 아이큐 점프를 애독했던 꼬맹이였다. 그 당시 아이큐 점프는 앞쪽은 한국만화와 뒷 쪽은 일본만화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나는 아이큐 점프를 보면 처음에는 뒷쪽 일본 만화부터 본 후 앞 쪽의 한국 만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그 중에서도 나는 특히나 일본 스포츠 만화를 좋아하곤 했었다.


캡틴 쯔바사를 필두로 한 축구 만화가 난무하던 그 때, 초딩 꼬맹이는 우연히 슬램덩크를 접하게 된다. 처음에는 고교 학원물인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회를 거듭해갈수록 조금씩 고교 학원물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농구 만화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 책이 다 완결 되었을 무렵, 나는 농구에 빠져 있었다.

나의 슬램덩크 완전판 컬렉션들..


가끔씩 이력서를 쓸 때마다, 인생에서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에 대해 서술하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질문에 나는 주로 도스도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나 혹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과 같은 흔히 있어 보이는 작품들을 언급하곤 했다. 모두 재미있고, 의미있는 소설들이기는 하나, 내 인생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은. 뭐 그런 고전 소설들 말이다.


하지만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을 한가지 뽑으라면, 난 단연코 슬램덩크를 뽑겠다. 슬램덩크가 없었다면 난 농구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청소년기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을 뿐더러,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농구였다. 그리고 난 아직까지도 농구를 즐긴다. 뿐만 아니라 NBA 골수 팬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뿐만 아니라 나의 여행 인생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어렸을 때에는 세계 모든 나라에 발자국을 한번씩 남겨보고 싶다는 일념하에, 최대한 많은 나라를 경험해보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디를 가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라는 꼰대 같은 마인드가 생겨 여행에는 흥미가 없어져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램덩크의 배경지는 꼭 가봐야겠다는 일념하에, 일본 에노시마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였다.

슬램덩크 마지막 장면에서, 서태웅이 대표팀 자켓을 입고 런닝하는 곳이 바로 이곳 에노시마 섬이다. 사진은 여행중.


그리고 이곳이 바로 슬램덩크 애니 주제곡 속 소연이와 만나는 그곳.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필자는 에노시마에 가서도 NBA 팬 답게 피스톤스 후드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


만약 슬램덩크를 읽지 않았다면, 내가 에노시마에 가 피스톤스 후드를 입고 저곳에서 사진을 찍는 일도, 지금까지 농구를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인들은 매년 성경을 한번씩 읽는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이 아닌 필자는 일년에 한번씩 슬램덩크를 읽곤한다. 나에게 슬램덩크는 성경과 같다. 


최근 슬램덩크와 비슷한 스포츠 만화를 읽게 되어 다음에는 이 두 만화책을 비교해보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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