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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Jul 16. 2018

슬램덩크 VS 하이큐

두 만화의 공통분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슬램덩크는 1990년 연재가 시작되어, 1996년 완결 만화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스테디 셀러이자 농구 만화의 대명사이다. 슬램덩크의 연재가 종료된 1996년으로부터 16년이 지난 2012년, 하이큐라는 배구 만화가 이 세상에 처음 빛을 보게 되었다. 


필자는 하이큐라는 만화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2016년도까지는 읽어 보지 못한 상태였다. 만화 카페에 가면 읽던 만화 책은 원펀맨과 열형강호 그리고 진격의 거인 정도였달까. 하지만 작년 어느날...첫 장을 넘긴 그 순간...나는 하이큐에서 슬램덩크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었다.


두 만화는 스포츠 만화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캐릭터의 설정이 묘하게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 설정 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개 역시 비슷한 점이 많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비슷한 캐릭터 설정 및 스토리 진행의 공통점에 대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캐릭터

(슬램덩크는 한글판 이름, 하이큐는 일본판 이름으로 진행하도록 하겠다. 슬램덩크는 한글판 이름이 훨씬 우리에게 친숙하기 때문에..)


1) 강백호 VS 히나타 쇼요

강백호 VS 히나타 쇼요


강백호와 히나타 쇼요 이 둘은 천부적인 운동 능력을 타고났다.

강백호

자칭 천재이자 타칭 천재인 농구 천재.

짐승 같은 점프력과 놀라울 정도로 민첩한 반사 신경을 보여주며, 농구를 시작한지 고작 반년만에 전국의 강호들에게도 주목을 받는 천재 중의 천재이다!

팀내 에이스인 서태웅을 라이벌로 생각한다는 점이나 에이스가 되고 싶어하지만, 팀의 비밀 무기 머물러있다. 덧붙여 싸움 천재이기도 하다.

히나타 쇼요

재능 덩어리이자 엄청난 욕심꾸러기.

엄청난 점프력과 반사 신경을 통해 자신의 팀원들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코트를 코스트투코스트 하며 질주하는 능력은 독보적이다. 강력한 팀의 무기. 카게야마를 라이벌로 생각하며, 에이스가 되고 싶어한다.


강백호나 히나타 쇼요는 팀 내에서 기술은 가장 부족하다. 하지만 엄청난 운동 능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1학년때부터 주전으로서 팀에서 활약한다. 두 캐릭터 모두 엄청난 욕심쟁이기 때문에, 팀의 에이스를 라이벌로 생각하며 그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인다는 점에서도 닮았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둘 다 학교 성적은 낙제도 모면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점. 이 점 역시 닮았다는!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차이점도 있는 법. 이 둘의 스포츠에 대한 입문 계기는 사뭇 다르다. 강백호는 소연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농구를 시작했고, 히나타 쇼요는 카라스노의 작은 거인을 동경하며 배구를 했다는 점. 강백호의 입문 동기가 순수하지 못했다면, 히나타 쇼요는 순수했다는 점이 다른 점이랄까. 추가로, 이 둘의 키가 상반된다는 점 또한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2) 서태웅 VS 카게야마 토비오


카게야마 토비오 VS 서태웅

이 둘의 공통점을 뽑자면 천재라는 것이다.

서태웅

천재이자 엄청난 노력파.

농구 외에는 관심이 없다. 개인기 위주의 플레이 스타일을 펼치며, 농구에서 이기는 것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기는 하지만, 이기적인 수준을 넘어 게임을 지배하는 수준을 보여주기도 한다.

타고난 재능의 강백호를 흥미롭게 바라보긴 하지만,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카게야마 토비오

천재이자 엄청난 노력파.

배구 외에는 관심이 없다. 엄청난 볼 욕심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이 게임을 지배하기를 원한다. 이기적인 플레이가 지나쳐, 중학교 때에는 팀원들에게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히나타 쇼요를 만나 조금씩 팀 플레이에 눈을 뜨고 있다.


서태웅과 카게야마 토비오는 중학교 시절부터 에이스 노릇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서태웅은 개인기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며, 카게야마는 세터 위주의 토스 플레이를 펼침으로써 자신들의 이기심을 코트내에서 잘 드러내는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둘이 점점 성장해나간다는 점이다.


이 둘 모두 강백호와 히나타 쇼요를 통해 추후 팀 플레이를 구사해나가는 플레이어로 자라난다는 점에서 스포츠 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서태웅은 정우성과의 대결에서 계속 밀리다보니, 그를 이기기 위해 팀 플레이를 익히게 되고, 카게야마는 히나타를 이용해 먹기 위해서 팀플레이를 익힌다는 점에서 이 둘의 성장 동기가 조금 다르기는 하다. 하지만 자기 자신만 알던 한 소년이 팀 플레이를 익힘으로써 전체로 스며든다는 팀 스포츠 스피릿을 보여주는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며, 팀 스포츠라는 만화가 가질 수 있는 성장이라는 소재를 잘 표현해주는 캐릭터들이 아닐까 싶다.


덧붙여... 이 둘 역시 낙제를 면하기 힘든 수준의 학업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뭐 이렇게 잘난 캐릭터들이 시험 좀 못 보는게 대수인가?


3) 송태섭 VS 니시노야 유

송태섭 VS 니시노야 유


송태섭

북산의 넘버원 가드

폭력 행위로 인해 팀에서 잠시 이탈한 뒤 합류한 북산 팀 넘버원 포인트 가드.

작지만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를 골탕먹이는데 능하며, 강렬한 투쟁심 또한 지니고 있어 시합에서 포기하지 않는 근성 가이이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을 이용한 속공 플레이에 특히 능하다.

매니저인 한나양을 좋아하고 있다.


니시노야 유

카라스노의 수호신

중학 MVP 리베로이며, 발군의 리베로 스킬을 갖추고 있다.

몸은 굉장히 작지만, 날렵하여 상대의 스파이크를 막아낼 뿐만 아니라, 원터치 이후의 볼 처리를 손뿐만 아니라 발을 이용해 해내고 있다.

팀의 에이스인 아즈마네와 말다툼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교감의 가발을 벗기고, 도자기를 깨버리는 바람에 팀에서 잠시 이탈하기도 하였다.

타나카와 함께 매니저인 시미즈의 친위대를 맡고 있기도 하다.



송태섭과 니시노야 유는 머리스타일도 비슷하고 키가 작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을 많이 띄고 있다. 키가 작기는 하지만 순발력 및 스피드, 즉 운동 능력이 좋아 팀 내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들이다. 또한 폭력 사태를 일으키고 근신 처분을 받은 뒤, 팀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이 매우 비슷하다.


니시노야의 경우 중학 MVP였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이는 아마 슬램덩크의 정대만 캐릭터에서 조금 따온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송태섭이 강백호와 성격적으로 잘 맞아 팀 내에서 바보 형제 이미지를 맡고 있다는 점과, 니시노야가 히나타 쇼요와 타나카와 함께 바보 트리오 이미지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이 찾을 수 있다.


더불어 매니저를 둘다 좋아한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4) 윤대협 VS 오이카와 토오루

윤대협 VS 오이카와

윤대협

천재 플레이어

슬램덩크에서의 윤대협은 완벽하다. 신체 사이즈도 좋지만, 포인트 가드를 볼 만큼 BQ 또한 뛰어나다. 운동능력도 강백호나 서태웅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뛰어난 편이며, 비록 전국 대회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잡지에 실릴만큼 유망한 선수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주인공이 되지 못한 탓에 전국대회에는 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슬램덩크 내에서 가장 다재다능하고 완벽한 선수로 표현되는 선수가 바로 윤대협이다.



 

오이카와 토오루

모든 것을 갖춘 만능 플레이어.

"재능은 피워내는 것, 센스는 갈고 닦는 것"이라는 명언을 담긴 오이카와 토오루.

카게야마의 천재성을 부러워하기는 하지만, 배구는 팀 스포츠라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남자이기도 하다.

6명이 강한 팀이 이긴다는 신념하에 팀원들의 능력치를 극대화하는 플레이를 추구하며, 강력한 서브 또한 갖추었다.

역시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전국 대회 출전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하나이다.



윤대협과 오이카와 토오루는 스토리 전개상 초반 끝판왕이라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슬램덩크에서 북산이 첫 연습경기를 치뤘던 팀이 능남이고, 하이큐에서 카라스노가 첫 연습상대를 치룬 팀이 아오바 죠사이라는 점을 기억해보자. 또한 이 두 팀의 에이스인 윤대협과 오이카와. 이 둘은 모두 첫 연습경기 후반에나 출전을 하게 된다. 한명은 그냥 지각해서, 한명은 부상이라는 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둘의 다재다능한 플레이 스타일 역시 서로 닮았다. 윤대협은 스킬상으로 거의 완벽한 플레이어로 등장한다. 페이더 어웨이, 3점슛, 덩크 등 공격력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패스 스킬 또한 수준급이어서 원들의 능력치를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오키아와 역시 서브라는 무기를 가지고 공격 포인트를 따내며, 토스를 통해 팀원들의 능력치를 극대화 시킨다는 점에서 윤대협과 유사하다.


또한 윤대협이 강백호가 처음 본 끝판왕이라는 점과 오이카와가 히나타 쇼요가 처음 본 끝판왕이라는 점에서도 이 둘은 매우 유사하다.


다만 슬램덩크의 윤대협은 천재 그 자체로 묘사되어 아무런 고뇌가 없어 보이지만(정말 항상 여유롭기 그지없다.), 하이큐의 오키아와는 천재인 카게야마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고뇌에 가득찬 인물이다. (결국에는 그의 절친인 이와이즈미로 인해 이런 열등감을 벗어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렇듯 윤대협은 비록 시합에서 지더라도 천재 그 자체로 표현되는 한편, 오이카와는 팀이 질뿐만 아니라 우시지마에 가려 빛을 못본 존재로 표현된다는 점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점이 오히려 오이카와는 캐릭터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마치 도내 넘버원 플레이어 이정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김수겸과 윤대협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캐릭터라고나 할까.


2. 스토리 전개


슬램덩크와 하이큐는 스토리 전개 과정 역시 도내 대회를 거쳐 전국 대회로 나간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이 두 만화가 가지는 진정한 가치는 바로 주인공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조연급 캐릭터들에게도 모두 관심을 가진다는 점이다.


슬램덩크의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주인공 팀이 아니더라도 모든 팀이 그들만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북산의 권준호, 상양의 권혁준, 해남의 신준섭과 홍익현 그리고 풍전의 남훈과 꽁지 머리 등 주인공이 만나는 팀 대부분이 자신들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기에 독자는 주인공 캐릭터들뿐만이 아니라 주변부 캐릭터들에게 역시 공감하고 관심을 쏟을 수 있는 것이다.


하이큐 역시 이와 비슷한 구조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재수없고 단순히 조연에 지나지 않을 걸로만 생각했던 츠키시마나 야마구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들이다. (특히 시라토리자와 전 이후 츠키시마는 나의 최애 캐릭터가 되었다! 츠키시마가 나의 최애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우시지마의 공격을 막아낸 츠키...

비단 주인공 팀의 주변부 인물 뿐만 아니라 예선에서 만났던 팀들 역시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카라스노가 예선에서 만난 와쿠난 고교, 조젠지 고교, 와쿠타니미나미 등등 모든 팀들이 그들만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하이큐는 슬램덩크와 많이 닮았다.


이렇듯 주인공 팀 뿐만이 아니라 조연 팀에게도 관심을 쏟는 이 둘의 스토리 전개 방식은 많은 이들을 만화 속으로 빠트리는 매력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3. 마무리 하며...


슬램덩크와 하이큐가 주인공 뿐만 아니라 조연들에게도 관심을 쏟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마 작가들이 팀 스포츠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팀 스포츠는 팀원 전체가 잘해야 이기는 스포츠이다. 그리고 팀 스포츠는 팀이 승리하기 위해 팀원들에게 관심을 쏟는 방법과, 배려하는 방법 등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다. 만화 역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중심 인물에 초점을 맞추기는 하지만, 과연 그 수많은 조연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만화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슬램덩크와 하이큐는 비단 농구나 배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협력이라는 것을 통해서 서로 성장하는 만큼 독자 역시 성장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화책이라고 생각한다.


훗날 누군가가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당당하게 슬램덩크 혹은 하이큐라고 대답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만화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고작 그 정도이기 때문에.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생 책은 슬램덩크이며, 언젠가는 당당하게 슬램덩크라고 외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혹시라도 하이큐를 초등학교때 먼저 접했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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