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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Aug 24. 2018

[북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도 미래에서 온 편지를 받을 수만 있다면!

일드를 즐겨보는 저 Nak에게 히가시노 게이고는 낯선 이름이 아닙니다. 백야행, 갈릴레오, 유성의 인연 등과 같은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일드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드라마이기에 풍월은 들어보기는 했었습죠. 


특히 백야행이라는 드라마는 일드 게시판의 추천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아야세 하루카가 나오는 일드들이 대부분 재미있는 편이기는 합니다. "호타루의 빛",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그리고 "진" 이라는 드라마는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비록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한 드라마는 본 적이 없지만, 영화는 본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비밀입니다.


중학교인가 고등학교 시절 한창 히로스에 료코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비디오를 빌려서 봤던 기억이 나는군요.(생각해보니 필자도 나이가 꽤 먹었군요. 비디오라는 단어가 이렇게 오래된 구시대 유물처럼 느껴지는 날이 오네요.) 저는 추리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예쁜 여배우가 나오면 꼭 챙겨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추리물을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소설가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한번도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서점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한번 휘리릭 넘겨본 저 Nak에게는 이상하게도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는 감이 저의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책 제목에서부터 훈훈함을 풍기는 것이, 지금까지 제가 익히 들어보았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책을 집어든 순간 느낄 수 있었죠.


집에 돌아와 책을 집어든 이 후 단 한순간도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허겁지겁 책을 읽다보니 새벽 2시가 되었기에, 그날 완독할 수는 없었지만 다음날 새벽 2시, 이 책을 모두 완독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잠이드는 저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죠.


이 소설의 내용을 간단하게만 이야기 하자면, 


환광원이라는 갈 곳이 없는 아동 및 청소년 복지 시설 출신 3인조 도둑이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곳에서 우연히 은신을 하게 됩니다. 낡아빠진 폐가 같은 곳에 무슨일이 있으랴 걱정없던 그들은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집안으로 들어오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그 편지는 1970년대에서 보내진 편지였죠. 단순히 한 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몇 통의 편지들을 이후 더 받게 되며 그들은 자신들이 친히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을 써주게 되고,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공간이 과거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고민의 내용은 매우 다양합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암에 걸린 남자친구의 병을 수발하고 싶지만, 올림픽 출전이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그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여자의 고민. 뮤지션이 되고 싶지만 대대로 이어온 생선 가게를 물려 받으라는 아버지와 갈등을 겪는 한 남자의 고민. 야반 도주를 하는 부모님을 버리고 유명 공예가가 된 청년.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고 호스티스를 하며 돈을 벌게된 여자.


이들은 자신들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이 40년이라는 시간을 거쳐서 왔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40년이라는 시간은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고리를 통해서 서로 연결되죠. 그리고 이 고리에는 특별한 인연이 숨겨져 있으나, 그것을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이 책을 읽으며 유난히 몸에서 짜릿짜릿한 기분을 많이 느꼈습니다. 수많은 인연들이 서로 이어져 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1970년대를 살았던 이들의 고민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잘모르겠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체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저처럼 냉철하면서도 차가운 남자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체험을 했다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요 녀석 참 못 말리겠군요 허허.


못 말리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만약 당신이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 혼란스럽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당신의 현실이 바뀔거라는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비록 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당신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던 어느날 어느 외국인 두명이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외국인은 일본과 중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데, 일본에 비해 중국도 꽤 치열한 사회이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치열한 사회는 없는 것 같더라고.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자기는 살기 힘들 것 같다라는 이야기도 덧붙여서 말이죠.


이렇게 외국인은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이 치열한 사회에서 조금은 마음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나미야 잡화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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