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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Aug 31. 2018

#11 퇴사: YOLO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하여

1.


며칠 전 학창시절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의 장례식장에 다녀오게 되었다. 


그 시절 친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친하지 않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관계...


처음 문자를 받아봤을 때 당연히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줄 알고 장례식에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고인의 이름에 친구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확인한 순간,


나의 자기 객관화 가설 중 하나인 "나는 역시나 쓰레기 같은 인간이구나"라는 가설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었다.


이렇게 쓰레기 같은 나이기에 그 친구와 많은 연락을 주고 받지는 못했지만, 


그 친구와는 약 1~2년 전 쯤 고3 친구의 결혼식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그 친구는 어떤 시험을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최근에는 연락을 주고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원하던 곳에서 일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다.


(장례식장에서 물어보고는 싶었으나, 분위기상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다만 그가 원하던 곳에서 일을 했다면, 적어도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성취감을 맛보았을 것이기에 그를 미련없이 떠나보내줘야 겠다.


하지만, 


주변의 압박에 의해서 그것을 준비를 하였으나, 혹시라도 실패를 했다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 채로 그를 보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가 그런 큰 변을 당하기 전까지 후회없는 삶을 살았기를 바라는 바이다.


2.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오늘이 아시안 게임 축구 결승전이기 때문에 치킨을 사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이 내 머리를 어지럽혔다.


오늘 같은 날 치킨 한마리 정도는 괜찮잖아? 라는 대사를 신세계의 박성웅 톤으로 계속 되내이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사실 기름에 튀긴 닭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치맥이라는 것은 도대체 왜 먹는지 알 수가 없다. 그 느끼한 치킨에 맥주를 마시면, 왠지 속이 더부룩해지고 내 몸 속이 기름덩어리로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뇌는 이미 무언가 큰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티비 앞에 치킨과 맥주가 있어야 된다는 사회적 통념 아닌 통념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이런 사회적 통념이 나를 괴롭힐때마다,


이럴때마다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 던져보도록 하자.


"이봐 Nak, 오늘 치킨을 먹어야 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치킨을 먹으면 후회 할까? 하지 않을까?"


만약 이 단계에서 후회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면, 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그닥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면, 그때는 그것이 무엇이 되든 한번 저질러 본다.


만약 이런 결정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풀죽을 필요는 없다.


이런 의사 결정 프로세스는 다년 간의 학습이 필요하다.


Nak 역시 약 30년의 학습 과정 끝에나 이런 의사 결정 프로세스 레벨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앞에 언급한 친구의 장례식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후회없는 인생을 살다 가자"라는 것이다. 


물론 이 욜로 컨셉을 잘못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우매한 군중이 되지는 말도록 하자.


가령 잘못된 예를 들자면,


이전 내가 다녔던  회사의 실장의 모토가 바로 이 욜로였다.


이 실장처럼 하루하루를 월급 루팡으로 때우며 남들에게 욕은 욕대로 다 먹는 그런 한심한 인간이 되고 싶다면야, 욜로 컨셉을 잘못 이해해도 무방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무조건 놀고 먹자라는 개념으로 YOLO를 이해하기 보다는,


언제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치열하게 하며, 그 고민을 현실로 실현하는 그 한 순간.


한 순간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그 날이 인생에서 단 한번 경험할 수 없는 가장 극적인 순간이 될 것이고,


후회없는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 글은 이미 고인이 된 나의 친구에게 바치도록 하겠다.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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