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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Feb 28. 2016

긍정사회

긍정사회의 피로감에 대하여

한국 생활은 극도의 긍정성을 추구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다. 긍정성을 굳이 정의하자면, 마찰이 없이 모든 진행이 순조롭게 나아가는 사회라고 해야할까. 빨리빨리 문화가 그 긍정성의 가장 대표적인 예인 것 같다.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극도로 긍정성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생활자체에 대해 편리함을 느끼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이 스스로를 착취하는 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변질되게 된다. 온 사회가 모든 일을 빨리 처리하여야 직성이 풀리는 사회에서 기다림 혹은 여유라는 상태는 부정성의 상징이다.  


일처리가 조금만 늦으면 회사에 클레임을 거는 고객들도, 그리고 엄청난 양의 업무를 말도 안되는 기간 내에 끝내야하는 회사원들도, 이러한 긍정성의 피해자이다. 그리고 이러한 극도의 긍정 사회는 결국 모든 이들을 피로하게 만드는 피로사회로 변질되게 된다.

이러한 피로 사회가 싫어서 베트남에 가게 되었는데...


베트남에 있는 한국 기업 혹은 한국관련 프로그램은 역시나 한국 사회와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한국의 이러한 극도의 긍정성을 베트남 사회에 불어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스마트폰이 발달함에 따라 사회의 긍정화가 촉진되어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들이 진정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사실 지금 한국의 삶이 편리하긴 하다. 하지만 피로사회에서 오는 정신적인 결핍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베트남에서의 생활은 정신적인 결핍을 채우는 데에는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베트남에서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산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베트남에서 학생일 때(연수생이었지만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학생 신분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토요일 저녁에 한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아직도 안타깝다.(점호 때문에)
연수규정을 그닥 잘 따르는 편도 아니었지만, 피로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게 된 베트남에서까지 피로하게 살 필요는 없었을 터인데.

아마 몇 년 안에 베트남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다시 한번 도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 못할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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