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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May 27. 2021

PART 1 - 퇴사 리틀 포레스트 1

리틀 포레스트와의 만남

 그 시작은 아마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였다. 김태리가 피곤한 삶을 청산하고 시골 본가로 내려가 채소를 키우며 요리를 즐기는 바로 그 영화. '힐링'이라는 단어를 영상미 하나 만으로 듬뿍 즐길 수 있있던 영화로 나는 기억한다.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맛깔스런 제철 요리들과 계절에 따라 변하는 아름다운 시골 배경은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와 함께 '귀농'과 '힐링'이라는 소재가 방송가에서 쓰나미처럼 불어 닥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은 "Ready to Race"라는 지금은 구식이 되어버린 "Yolo" 라이프를 지향하던 회사에서 무미건조한 수입 업무와 번역 업무에 지쳐있던 나를 변화의 흐름 한 가운데로 몰아갔다.


 30대 초반 정도가 되면 많은 이들이 회사 생활에 염증을 느낀다. 염증을 느끼는 이유는 다들 제각각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회사가 내 인생을 오롯이 책임져주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를 많은 조직들이 따라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파산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보고 자란 20대, 30대들에게 직장은 단순히 현재의 자금난을 피할 수 있는 우산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 오는 비를 막을 수 있는 자금난만 피할 수 있다면, 이해할 수 없는 조직의 수많은 인습들(누군가에게는 전통이라 불리는)과 하루빨리 결별하고자 할 것이다.


 이렇게 회사 생활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 선택하는 답안지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회사에서 적당히 일하며 주식이나 암호화폐 투자(투기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까?)를 통해 파이어족이 되는 것이 첫 번째이다. 갓 30살이 되었던 나는 투자에는 아무래도 소질이 없어 보였다. 암호화폐에 투자를 하기보다는 우선 적금으로 시드 머니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고, 암호화폐에 투자를 할 때는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주식은 용돈 벌이 정도로만 취급했지, 내 인생을 바꾸어 줄만한 빛으로 보이지 않았다.


 때마침 전 회사에서 친하게 지냈던 K형님이 창업을 하자는 권유를 해왔다. K형님 역시 창업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형이었고, 만날 때마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을 떠올리곤 했다. 때마침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도 개봉할 때였고, '귀농'이라는 키워드가 사회 전반적으로 큰 인식을 얻던 때였기에 우리는 이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게 되었다. 


 귀농 농가들의 생산물을 직접 레스토랑으로 유통 시킬 수 있는 D2B 플랫폼 사업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둘 중 개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였다.


2부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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