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카고, 따숩고, 햄볶칸 사람

by 마왕

사찰에 들렀을 때 불당 안에서 불공을 드리는 스님을 뒤로하고, 나는 돌계단 앞에 앉아 어디서 온지도 모를 똥개 한 마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놀았다. 그러다 나중에 자꾸 '아미타불, 아미타불'하는 스님께 너무 궁금해서 왜 자꾸 '아미타불, 아미타불' 하시냐고 했더니. 아미타불이 아니니까 아미타불, 아미타불 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아하! 했다.

착한 사람은 '차카게 살자, 차카게 살자' 이런 말을 몸에 써놓지 않아도 알아서 계속 착하게 산다. '따숩게 살자, 따뜻하게 살자' 이런 입버릇도 진짜 따뜻한 사람에겐 필요 없는 주문이다. 그렇게 떠들고 다니는 사람 중에는 실은 냉소적이고 비겁한 놈들이 많은 것이다. 절대 내 얘기는 아니고 진짜 아는 사람 얘기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자, 행복하자'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던 당신만 보면 그 가녀린 어깨를 끌어안고 며칠 밤을 엉엉 울어재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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