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두고 동해로 내달려 속초에 온 것처럼. 누구를 어디 멀리 두고 온 때도 있었습니다.
어쩔 땐 떠난 사람이 누구고, 남아 기다리는 사람이 누군지 헷갈려서 자꾸 돌아보게 되는 마음이 있었고요.
이번이 벌써 여섯 번째 속초행입니다. 신기하게도 여긴 제가 올 때마다 거의 매번 비가 와요. 이곳에 먹구름이 끼지 않는 계절이 있기는 한 걸까요?
속초는 궂은날이 많아서 그렇지, 원래 별이 잘 보이는 곳이랩니다. 저도 어쩌다 한 번 영금정 어귀에서 큰 별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의 기억이 좋아서 속초에 올 때마다 동명항에 들러보곤 하는데, 그 후론 날씨 운이 없었는지 늘 흐려서 못 봤어요. 하지만 그게 이 바다에 마음 주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흐리거나 젖더라도. 그래도 저는 번번이 사랑하는 일 보다, 그만 사랑해야 되는 일이 더 어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