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raz 일변도인 것 같지만 의외로 변화가 빠르다규!
호주는 품종에 있어서 만큼은 얽매임 없이 시장의 상황에 따라 변화가 많은 나라다.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품종으로는 Chardonnay(샤르도네)가 예로부터 압도적인 1위였고 그 뒤를 프랑스 품종인 Sémillon(세미용)이 뒤따르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세계 시장의 흐름이 발맞춰 Sauvignon Blanc(소비뇽 블랑)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점차 많은 호주 와이너리에서 소비뇽 블랑 와인을 내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Pinot Gris(피노 그리)라는 품종은 원래 재배 면적이 아주 좁아서 "호주의 대안 품종 전시회"에 출품이 되던 품종인데 최근에 대도시인 멜버른 남쪽의 Mornington Peninsula라는 지역에서 성공을 거둔 후 재배 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호주의 대안 품종 전시회"에서도 추방 당했다. 넌 대안이라 하기엔 이미 메이저야 라는 의미로.
레드 품종도 다르지 않다. 지금은 호주 하면 Shiraz가 떠오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주 부동의 넘버 원 포도는 Cabernet Sauvignon(카베르네 소비뇽)이었다. 비교적 늦게 익는 포도인 카베르네 소비뇽을 키우기에도 햇볕이 너무 센 호주에 적합한 품종을 찾다가 그 대안으로 Syrah(시라)를 제시한 것이 90년대인데 이제는 Shiraz의 재배 면적이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훨씬 더 넓어졌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와인 소비자들이 너무 진한 와인은 기피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보니 아르헨티나 Malbec(말벡)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진한 와인으로 명성을 얻었던 호주의 Shiraz 역시 그 스타일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단 과거에는 최대한 포도 껍질의 색소와 탄닌을 추출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하는 등 와인을 어떻게 만드냐에 집중하며 진한 와인을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좀 더 각자의 테루아를 표현하며 인간의 간섭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하는 와이너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큰 변화.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주 Shiraz와는 사뭇 다른 여리여리한 스타일을 가진 호주 서부, 특히 Margaret River Valley의 Shiraz도 새롭게 주목을 받는가 하면 호주에서 가장 추운 와인 생산지로 Pinot Noir(피노 누아) 같은 품종이 유명한 Tasmania 섬에서도 맑고 투명한 스타일의 Shiraz를 만들기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