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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n 11. 2020

Surprise vs Sprite

스(서) 프라이즈 vs 스프라이트

할슈타트(Hallstatt) 호수, 이미 유명했지만 겨울왕국 2의 영감지라하여 더 유명하게 된 이곳은 굴욕 사건으로 결단코 잊을 수 없는 여행지가 되었다.


출장으로만 다녔던 해외를 비용 들여 패키지로 처음 간 여행이 막바지로 이를 즈음, 사건이 발생한 할슈타트에 다다랐다. 평소 여행이란 교훈보다 "보기에 먹기에 좋았더라"라고 하면 그만이라는 성격이기에 할슈타트 산악 레일 차를 타고 올라가 내려다본 풍광은 과연 유럽다운 경치로 미세먼지에 적응된 눈을 정화하고 있었다.


사람의 생각이 세계 어느 곳이나 다 비슷한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경치가 있다면 술이 땡기는 모양임에 제일 명당자리에 가벼운 술 파는 가계(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경치엔 막걸리에 파전이 빛나는 조합이지만 추한 한국인으로 찍히기 마련이라 상상만 하기로 하고 경치(뷰)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잠시 스쳐가는 패키지 뜨내기 손님이야 선택할 수 있는 것이야 입에 익은 맥주 그리고 메뉴판에 나오는 사진 그림을 보고 고른 간단한 안주다. 주문하려 부른 남자 종업원은 까만 앞치마를 입었고 외모가 빛나게 잘 생겼었다. 서둘러 맥주와 안주를 주문하고 이리저리 일행과 담화 중 주문품이 도착했다.


잘 요리된 안주거리와 맥주를 가져온 훈남 종업원은 우리 테이블에 오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맥주를 아주 간지 나게 뿅 소리 나게 따준다. 그때까지 분위기도 좋았고 행동이 우리만 해주는 특별한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순간 "땡큐,  Surprised event!!"라고 과한 행동이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후회가 막급이다. 훈남은 한참 고개를 갸웃갸웃하다 내 눈을 바라보고 있길래 나는 다시 한번 "땡큐,  Surprised event!!"라고 환한 표정으로 답 해주었다. 그때 서야 알아 들었는지 종종걸음으로 가계 내부로 사라졌다.


사람 좋고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한잔의 맥주에 약간 취한 어지러운 느낌이 올 찰나 씩씩하게 훈남이 다시 테이블로 오더니 술병 같은 걸 다시 뿅 하면서 따더니 의기양양하게 event를 하고 테이블에 뭔가를 놓았다. 주문한 게 없는데.


"이게 뭥미?" ~~~~~~~~~ 엥  "Sprite" 


정적의 1, 2초가 흐르고 분위기를 눈치챈 주변 동료는 빵 터져 난리남에 테이블이 초토화되었다. 아는 체 하다 폭망 했다. 우리의 훈남은 "스(서) prise"가 "스 prite"였던 모양이다. 내, 너 고개 갸웃거릴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몰라 봤다. 내 발음이 경상도 영어니? 니 귀가 막귀니? 난 "(스) 서프라이즈" 라  했다고...

악연 훈남

그렇타치고 뚜껑은 왜 따니? 니 계획이 반품 원천 봉쇄 인거야?


충격의 여파는 스프라이트 비용 2유로 지불. 맥주에 스프라이트 과다 복용에 따른 화장실 사용비 0.5 유로(화장실도 돈 낸다. 충격과 공포) 지불 그리고 서(스) 프라이즈의 스프라이트 사건으로 소문이 패키지 관광차에 삽시간에 전파되어 전설이 되고 말았다.


훈남, 비영어권인 우리 둘 다 영어 못하는 거로 하자, 있었던 일 비밀.


영어에 복수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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